![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출처=대한상공회의소]](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0407_674363_3933.jpg)
중고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남이 쓰던 물건'이라는 부정적 인식은 옛말이 됐고, 저렴한 가격과 희소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중고 거래는 일상적인 소비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중고제품 이용 실태조사 및 순환유통 비즈니스모델 혁신 보고서'를 발표하고 국내 중고제품 시장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중고 거래 경험이 있는 20~50대 소비자 1,000명 중 75.3%가 중고 제품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부정적’ 인식은 1.9%에 그쳤다. 또한 절반 이상(51.8%)이 “3년 전보다 중고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다”고 밝혀, 중고 소비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일상으로 정착했음을 시사했다.
◼︎"싸고 좋으면 OK"…가성비가 핵심
중고 제품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성비'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68.6%는 "중고로 사서 쓰고 다시 되팔 수 있는 경제성이 매력적"이라고 답했으며, 56.2%는 "비싸게 소유하기보다 필요한 기간만 사용하고 싶다"고 밝혀,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심리가 반영됐다.
중고 거래의 평균 지출 금액은 1회 6만9000원으로, 주요 품목은 잡화(45.9%), 의류(35.4%), 도서(24.3%), 컴퓨터 및 가전기기(각각 24.2%, 23.9%) 등으로 조사됐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 대한 만족도는 69.9%에 달했으며, 37.3%의 소비자는 향후 중고 구매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고 패션시장, 폭풍 성장 중
특히 패션 분야에서의 중고 거래가 급성장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중고 패션시장이 2024년 기준 향후 3년간 48.7%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며, 이는 일반 패션시장(8.4%)보다 6배 이상 빠른 속도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빠르게 소비되고 폐기되는 '패스트패션'에 대한 반감과, 자원 순환 및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자리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고 패션 플랫폼 등 순환유통 기반 비즈니스모델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에서도 중고 패션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번개장터의 ‘2024 세컨드핸드 리포트’에 따르면, 2023년 대비 중고거래 건수는 63% 증가했으며, 2024년 1분기 중고 패션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로 뛰었다. 당근마켓 등 주요 플랫폼들도 중고 패션 거래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아 서울대 박사는 "중고 패션은 단순히 경제적 이유뿐 아니라, 개성과 자아 표현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문화로 확산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 기반 C2C(사용자간 직거래) 시장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중고 거래는 이제 환경을 고려한 가치소비로 진화하고 있다"며 "기업들도 중고 제품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발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판매자 인증, 분쟁 해결 시스템, 상품 정보의 투명성 확보 등이 플랫폼 차원에서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