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5189_679926_754.png)
정권 교체를 계기로 산업은행의 지분 행사 방향에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진칼 경영권 구도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최대주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2대 주주 호반그룹 간 초박빙 지분 싸움 속에서 산업은행과 사모펀드 보유 지분의 향방이 한진칼의 ‘새 주인’을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 10.58%에 대한 전략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책은행의 성격상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산업은행의 입장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현재 최대주주인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20.13%, 이에 맞서는 호반그룹(18.46%)과의 차이는 불과 1.67%p다. 산업은행 지분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산업은행은 2020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지원하며 한진칼 지분을 확보했고, 이후 줄곧 조 회장 측의 우군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정권 교체로 산업은행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임기가 오는 6일 종료됨에 따라 경영진 교체가 예정된 상황에서, 공정한 기업 지배구조와 재벌 개혁을 강조해온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은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참여에 대해 “조원태 회장에게 우호지분을 만들어주기 위한 목적”이라며 “상법상 보호되는 기업가치와 주주권리를 침해하는 거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다시 부각될 수 있다.
8월 만기 앞둔 사모펀드 지분 9%
여기에 오는 8월 만기를 앞둔 사모펀드 보유 지분 약 9%도 경영권 구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대신자산운용과 유진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해당 지분은 약 600만주에 달하며 시가 기준 1조원 안팎의 매각 금액이 형성돼 있다. 펀드 조성시기인 2022년 8월 말과 비교해 주가는 2배 이상 뛴 상황이다.
그러나 한진그룹이 해당 지분을 인수할 여력은 불투명하다. 항공업계의 실적 부진과 고금리 환경으로 재무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한진그룹의 대규모 자금 조달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산업은행의 지원을 통해 유상증자를 단행했던 전례를 고려하면 자체 조달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LS그룹이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대한항공이 LS그룹이 발행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인수한 사실이 알려지며, 양사 간 지분 협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해당 교환사채는 LS 자사주 전환 권리를 포함하고 있으며, LS 측은 확보 자금을 산업은행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제개혁연대는 이 거래에 대해 “한진칼 지배주주 측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며 비판했다. 이는 재벌개혁을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의 방향성과 충돌할 소지가 있어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LS의 지분인수 여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즉, 이번 정권 교체는 산업은행의 지분 행사를 둘러싼 변화를 예고하며 한진칼 경영권 구도의 중대한 분수령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의 입장 변화, 사모펀드 지분의 유동화, LS그룹의 백기사 가능성 등 여러 복합적인 변수가 얽히면서 한진칼 경영권 구도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국 경영권 향방은 자금력과 정부 기조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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