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약품 미에로화이바 광고 스틸샷. [출처=현대약품]
현대약품 미에로화이바 광고 스틸샷. [출처=현대약품]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제약사들이 본격적으로 ‘제로’ 음료 전쟁터로 뛰어들고 있다. 최근 ‘건강하고 맛있는 소비’가 트렌드로 떠오른 만큼 제약사들은 올해 자사의 인기 음료를 제로 버전으로 재출시해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의약품의 경우 처방이나 유행병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매출이 변동되지만 음료는 소비자에게 반복 구매와 충성도를 유도할 수 있는 품목이라 제약사에게는 ‘캐쉬카우’(현금창출원)로 중요한 사업 가운데 하나다. 이에 여름 성수기는 제약사들에게 중요한 시즌이기도 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와 광동제약, 현대약품, HK이노엔 등 굵직한 제약사들이 최근 잇달아 제로 음료를 출시하고 있다. 다만 이번 제품의 특징은 완전한 신제품을 선보이기 보다는 자사 대표 음료를 ‘제로화’해 다시 선보고 있다는 점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온라인팜을 통해 약국 전용 탄산 에너지드링크 ‘스파클링 프리미엄 레시피’ 2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스파클링 프리미엄 레시피는 기존 프리미엄 레시피 라인의 신제품으로 탄산이 함유된 음료로 대체당을 사용한 ‘제로슈거 저칼로리’ 제품이다. 

최근 광동제약은 오렌지 및 자몽맛의 ‘썬키스트 제로 소다’ 2종을 출시했는데, 이 제품들은 작년 출시된 썬키스트 소다 오리지널 제품의 제로 칼로리 버전이다. 광동제약 측은 소비자들의 계속된 출시 요청으로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약품도 기존 미에로화이바에서 설탕을 제거한 ‘미에로화이바 제로슈가’를 신규 출시했다. 미에로화이바는 지난 1989년 국내 최초 식이섬유 음료로 출시돼 36년간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HK이노엔은 스파클링 타입의 무설탕 숙취해소제 신제품 ‘컨디션 제로 스파클링’을 출시하고 숙취해소제 시장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컨디션 제로 스파클링은 컨디션의 8번째 리뉴얼 제품이다. HK이노엔의 대표 제품인 ‘컨디션’은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의 약 4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제로 음료를 출시하는 건 칼로리와 당 섭취를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제로 음료가 다이어트와 체중 조절을 위한 대안으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제로 음료는 ‘맛이 없다’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스테비아와 알룰로스 등 차세대 감미료가 설탕 못지않은 단맛을 내면서 맛 품질이 대폭 개선된 상황이다. 

이에 최근 출시된 제품들은 설탕이 들어있지는 않지만 닷만은 유지하고 칼로리 부담을 줄여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진 만큼 제로 음료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음료는 제조 단가 대비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 캐쉬카우가 필요한 제약사에게 음료 사업은 안정적 수익원이 될 분야”라며 “제약사들의 건강 기능성 음료 등은 소비자들이 약처럼 믿을 수 있는 음료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 브랜드를 인식시키기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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