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공사현장. 기사와 무관.[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544_690851_5014.jpg)
연이은 건설현장 사망사고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20대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를 소집했다.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산업안전사고 근절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번 만남을 '안전관리 간담회'로 명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산업재해 근절을 위한 '마지막 경고장'이자, 업계 수장들에게 건네는 '책임 요구서'로 해석한다.
◆ 삼성물산·호반건설, '안전관리 우수사례' 브리핑 나서
14일 EBN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4시에 열리는 '안전관리 간담회'에는 시평 1위(2025년 기준) 삼성물산 건설부문부터 20위 KCC건설까지 20개사 CEO들이 참석한다. 주요 안건은 △산업안전사고 근절 방안 △협력사 상생 △근로자 활동 보장 △안전투자 확대다.
이 자리에서는 '안전관리 우수사례' 발표도 예정돼 있다. 삼성물산과 호반건설이 대표로 브리핑에 나선다.
호반건설은 '청결 안전문화 3무(無)·3행(行) 정착'과 'AI 활용'을 키워드로 발표할 계획이다. 3무는 △통로 내 자재·폐기물 야적 제거 △잔재물 방치 제거 △작업장 분진 제거, 3행은 △통로 확보 △분리수거 △청소·살수 작업이다.
AI 활용 부문에서는 'AI 기반 번역 시스템'을 통한 외국인 근로자와의 원활한 의사소통 사례를 공유한다. 다국적 인력이 투입되는 현장에서 안전 지시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처럼 두 회사가 발표자로 선정된 배경에는 업계 평균을 크게 밑도는 사고율이 있다. 실제 호반건설의 지난해 7월 기준 '종합건설업 사고사망만인율'은 0.74‱(만분율)로, 최근 3년간 업계 평균치(1.96‱)보다 1.22‱ 낮다.
◆ 정부의 '마지막 경고장'
업계에서는 이번 간담회를 정부의 '마지막 경고장'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불과 석 달 전 열린 '20개사 안전임원 간담회' 이후에도 사고가 이어졌고,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건설면허 취소, 공공입찰 금지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직후라는 점이 그 배경이다.
앞서 지난 5월, 고용부는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시평 상위 20대 건설사 안전임원들을 불러 산업안전보건본부장 주재 간담회를 열고 철저한 안전관리를 당부했다.
당시 회의는 건설 경기 부진 속에서도 중대재해가 전년 대비 늘고, 대형사 현장에서도 사고가 잇따르자 긴급히 마련됐다.
그럼에도 포스코이앤씨와 DL건설 현장에서는 근로자 사고가 되풀이됐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31일 '안전관리 혁신 계획'을 발표하며 전국 모든 현장 공사를 전면 중단했지만, 공사 재개 첫날인 이달 4일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또다시 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이번 간담회는 단순한 안전 대책 논의 자리가 아니라, 정부가 건설업계 최고 책임자들에게 내민 '최후통첩'에 가깝다. 회의에서 어떤 대책과 약속이 나올지는 미지수지만,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마지막 경고장'은 곧 강력한 제재로 돌아올 수 있다.
- “최대치 조치” 李 지시 떨어지자…노동장관, 대형건설사 CEO 긴급 소집
- 李 "건설면허 취소 검토" 지시 6일만에…경찰·노동부, 포스코이앤씨 압색
- '의정부 추락 사고' DL건설, 대표 포함 전 임원 일괄 사표
- 김영훈 노동장관, 20대 건설사 CEO에 경고장…"산재 왕국, 부끄럽다"
- 민주당, 포스코이앤씨 이후 DL건설사고 현장 점검…김주영 , 고용노동부 철저한 근로 감독 '촉구'
- [중대재해 제로 챌린지②] AI로 안전 '확' 잡은 호반건설
- "시정 기회 없다"…노동부, 10월부터 안전 위반 사업장 '원스트라이크 아웃'
- 새 정부 첫 국감 앞둔 건설업계, CEO 줄소환 예고에 '초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