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업황 부진이 3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출처=연합뉴스]
대형마트 업황 부진이 3분기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출처=연합뉴스]

대형마트가 추석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에서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지만 업황 부진 흐름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7월에도 주요 오프라인 유통 채널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8월 역시 추석 시점 차이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다 정부의 상생페이백에 따른 소비 이탈 현상까지 예상되기 때문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추석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는 예년 대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마트는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상품권 증정률을 지난해 12%에서 올해 15%로 높인 것이 조기 수요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롯데마트 역시 가공·생활용품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20%가량 신장했다.

추석선물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추석이 10월 초로 예년보다 늦어 명절 본판매 매출이 9월 말에서 10월초로 이연되기 때문이다.

단기 매출은 증가했지만 명절 특수 효과가 4분기로 넘어가면서 전체 매출 확대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의 8월 기존점 성장률은 전년 동월 대비 한 자릿수 중후반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추세적인 부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대형마트의 매출 부진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이미 올해에만 다섯 차례 역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지난달 주요 23개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9.1% 늘어난 1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부문에서는 백화점(5.1%), 편의점(3.9%), 기업형 슈퍼마켓(1.8%)이 모두 성장세를 보였으나 대형마트는 2.4% 줄며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장보기 확산과 소량·빈번 구매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대량구매 중심의 대형마트 입지가 점점 축소되고 있다"며 "고물가 국면에서 대형마트의 할인 효과도 예전만 못하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전체 소비력을 끌어 올린 민생지원금 효과도 반대로 받았다. 지난달 대형마트는 매출은 물론 소비자 방문(-2.2%), 구매단가(-0.2%), 점포당 매출(-1.9%) 모두 줄었다. 

장보기 채널로 식품·생필품 등 생활밀착형 소비가 주를 이루다 보니 소비가 크게 늘어날 여지가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비쿠폰 사용처가 아닌 대형마트는 방문객과 구매단가가 모두 줄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매출 반등이 기대되는 9월에도 걸림돌은 있다. 정부가 예고한 '상생페이백' 제도는 소비쿠폰보다 더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상생페이백은 결제 금액의 일부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주는 제도인데, 소상공인 매장을 이용할 경우에만 적용돼 대형마트는 소비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매출 반등 기회는 4분기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정부 지원책 등으로 소비 이탈 효과가 11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마지막 남은 명절 특수도 상생페이백에 흡수되면서 대형마트의 올해 추석 매출은 역대 최저로 기록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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