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소비 양극화 현상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백화점은 고급 한우와 위스키 같은 프리미엄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대형마트는 5만원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대 세트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짠소비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출처=홈플러스]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소비 양극화 현상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백화점은 고급 한우와 위스키 같은 프리미엄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대형마트는 5만원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대 세트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짠소비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출처=홈플러스]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올 추석에도 명절 선물세트 소비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한우와 위스키 등 초프리미엄 선물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는 반면, 대형마트에서는 5만원 이하 실속형 세트가 매출 비중의 80%를 넘어서는 등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에 따른 명확한 소비 패턴이 드러나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은 오는 10월 6일로 예년보다 늦은 시기와 최장 열흘에 달하는 긴 연휴가 겹치면서 선물세트 예약 매출이 조기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여름 휴가철이 끝난 직후 예약 판매가 시작됐고, 긴 연휴에 여행을 떠나는 소비자들이 선물을 서둘러 준비하면서 예약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매출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의 추석 선물세트 예약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45.0%, 87.3%, 48.9%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50만원대 ‘레피세리 로얄한우 스테이크 세트’가 예약 매출 1위를 기록했으며, 신세계백화점에서는 37만원대 ‘암소한우 플러스 만복 세트’가 가장 많이 팔렸다. 현대백화점에서는 49만원대 ‘특선 한우구이 죽(竹)세트’가 매출 선두를 차지하는 등 백화점 3사 모두 한우 세트가 최고 매출 상품으로 꼽혔다.

초프리미엄 선물 수요도 눈에 띄었다. 현대백화점의 300만원대 ‘넘버나인 명품 한우 세트’는 준비 물량의 35%가 이미 예약됐고, 롯데백화점은 1억3100만원에 달하는 ‘더 글렌리벳 55년 위스키’와 239만원짜리 ‘정관장 X 광주요 목단용문’ 세트가 사전 예약 기간에 완판될 것으로 예상됐다.

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폭염으로 인해 과일 품질 차별화 수요가 커지면서 정육과 청과 세트의 매출이 두드러지게 늘었다면서 특별함과 희소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선호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에서는 실속형 소비가 매출을 이끌었다. 이마트는 추석 선물세트 예약 매출 중 5만원 미만 비중이 83%에 달했으며, 전체 판매 1위는 3만원대 ‘맥심 23호 커피세트’였다.

롯데마트는 5만원 미만과 10만원 이상 상품의 매출 비중이 각각 35%로 양극화된 가운데 ‘맥심 20호 세트’가 가장 많이 팔렸다.

홈플러스는 법인과 단체 고객 감소로 전체 매출이 소폭 줄었으나 축산, 수산, 과일 세트는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스팸 세트는 3만원대 가격대로 인기를 끌었고, 2만~6만원대 정관장 홍삼원과 동원·사조 통조림 세트, 식용유 혼합세트도 공통적으로 판매 상위권에 올랐다.

유통업계는 추석 선물세트 시장의 양극화가 점차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프리미엄 시장은 특별한 명절 선물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꾸준한 수요로 유지되는 반면, 가계 부담을 줄이려는 알뜰 소비가 대형마트 매출을 견인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법인과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선물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백화점 매출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동시에 대형마트에서는 여전히 5만원 미만 가성비 상품이 강세를 보이는 등 두 갈래 흐름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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