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한우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한우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한우 가격이 추석을 앞두고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 상승에 더해 최근 공급 물량까지 줄어들면서 선물세트 수요가 집중되는 추석 성수기에는 한우 가격 불안이 커져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한우 지육 경매가격은 ㎏당 1만926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전월 대비 6.9% 상승했다. 한우 등심 1등급 소비자가격은 ㎏당 9만8,410원으로 1년 전보다 21% 올랐다.

송아지 가격 역시 암송아지가 317만 원, 수송아지가 440만 원에 거래되며 각각 34.8%, 23.2% 상승했다. 사육 비용이 오르면서 향후 한우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급 측면에서도 부담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8월22일까지 한우 등급판정 두수는 59만2000여 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줄었다. 출하 물량 감소에 송아지 가격 급등이 겹치면서 도매·소비자 가격 모두 상승세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유통업계가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에 일찌감치 돌입하면서 수요는 커지고 있다. 공급은 줄고 있지만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이미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한우 선물세트 가격이 수십만 원대에서 형성돼 소비자 체감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이어 추석 성수기에 대비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김종구 식량정책실장은 충북 음성 농협 축산물공판장을 방문해 축산물 수급 상황을 점검했다.

김 실장은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수요 증가는 아직 크지 않지만, 추석 선물세트 수요와 맞물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민생 물가 안정을 위해 공급물량 확대와 할인행사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7월부터 한우 공급량을 평시(1만5000t)보다 1.3배 많은 2만1000t으로 확대했으며, 농협 하나로마트와 대형마트를 통해 자조금 및 할인 지원을 포함한 대대적인 판촉 행사를 진행 중이다.

김 실장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선물세트 수요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면 가격 불안이 우려된다"며 "중도매인 등이 분산 매수를 통해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침체된 소비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농협도 소비자 물가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단기 대응책에도 불구하고 공급 감소와 송아지 가격 급등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겹치면서 한우 가격의 상승세가 추석 성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축산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출하 두수 감소와 송아지 가격 급등은 단기적인 가격 변동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할인행사와 공급 확대가 당장의 가격 안정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육 기반 강화와 수급 조절 체계 확립이 병행되지 않으면 한우 가격은 쉽게 안정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한우가 '프리미엄 명절 품목'으로 자리잡는 현상이 심화될수록 소비자들의 대체 소비가 돼지고기, 수입육, 닭·오리 등으로의 확대도 예상된다는 점이다. 

축산경제연구원은 "소비가 특정 품목으로 몰리면 수급 불균형이 발생해, 결국 돼지고기·계란·닭고기 같은 생활 밀착형 품목까지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를 수 있다. 이는 추석 성수기 전체 장바구니 물가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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