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이미지. [출처=오픈AI]
챗GPT 생성이미지. [출처=오픈AI]

올해 상반기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하반기 최대 대어로 명인제약이 떠오르고 있다. 제도 개선 이후 첫 대형 IPO로 평가받는 만큼 명인제약의 성패가 향후 제약바이오 업계의 IPO 분위기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명인제약은 지난달 21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절차에 착수, 오는 9~15일 5거래일간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 뒤 18~19일 일반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은 KB증권이다. 

명인제약은 항우울제·항정신병 치료제 등 CNS(중추신경계) 의약품 분야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려온 중견 제약사다.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개발 역량과 견조한 매출 성과를 보이고 있어 업계 내에서도 드물게 ‘실적이 뒷받침되는 IPO’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만 기업가치 산정은 명인제약의 발목을 잡고 있다. 명인제약은 이번 상장에서 총 340만주를 100% 신주로 모집한다. 주당 공모가 희망범위는 4만5000~5만8000원으로 총 공모액은 1530억~1972억원 수준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6570억~8468억원 수준이다.

명인제약의 당초 주당 평가액이 8만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할인율이 적용됐다는 의미다. 최근 국내 IPO 평균 할인율이 20~30% 수준인 만큼 명인제약은 자발적으로 몸값을 낮춘 것과 마찬가지로, 이에 시장에서는 명인제약을 향한 의문의 꼬리표가 계속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명인제약의 상장 추진 배경으로 ‘상속세 부담’을 지목하고 있다. 추산 기업가치가 5000억원 이상인 만큼 최대주주 할증과세를 적용하면 상속세율이 60%에 달한다. 이 가운데 창업주 이행명 회장의 두 딸은 ‘10년 이상 직접 경영’이라는 가업 승계 공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세금 경감 수단 활용도 어렵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IPO를 통한 주가 기반 상속세 평가 방식 전환이 핵심 목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명인제약은 창업주와 두 딸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95%를 보유한 사실상 가족기업 만큼, 상장 초기 낮은 주가가 형성되면 향후 승계 과정에서 세금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명인제약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명인제약은 “낮은 공모가는 투자자 신뢰 확보와 이익 공유를 위한 것”일 뿐 상장 목적 역시 연구개발(R&D) 확대와 해외 진출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도 IPO로 확보한 자금 중 1085억원은 시설 투자, 350억원은 신약 개발, 50억원은 신기술 도입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의문은 여전하지만 업계에선 명인제약의 흥행 여부가 향후 다른 바이오 기업들의 상장 추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대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다만 성공적으로 상장할 경우 업계 전반에 자신감을 불어넣고 다시금 IP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지만 반대로 실패한다면 하반기 IPO 시장은 한층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IPO 시장은 유례없는 활황을 맞았다. 11개 바이오 기업이 새로 증시에 입성했고 상당수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두 자릿수 이상 급등하며 흥행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는 신규 상장이 사실상 끊기면서 제도 개선 이후 IPO 시장이 조용해졌다.

IPO 제도 개선은 단기차익 목적의 투자에서 기업가치 기반 투자로 전환하고 투자자 보호와 시장 효율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확대 및 수요예측 참여자격 및 방법 합리화, 주관사 역할 책임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어 신규 상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인제약이 탄탄한 수익성에도 낮은 공모가를 내놓은 만큼 흥행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다”며 “투자자의 관심도 높을 것으로 예상돼 상장 이후의 주가 상승도 기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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