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악수하는 모습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7536_694322_4511.jpg)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최근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전기차 공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을 벌여 한국인을 포함한 불법체류자 475명을 체포한 것을 두고, '바이든 치적'을 지우기 위한 정치적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5일(현지시간) “이번 단속이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업적에 직격탄을 날렸다”고 지적했다. 이 공장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경제 치적으로 강조해 온 곳이다.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 위치한 이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은 지난 2022년 5월, 당시 방한한 바이든 전 대통령과 회담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건설 계획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10월 바이든 전 대통령은 공장 기공식과 관련해 “나의 경제 정책이 조지아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바 있다.
이후에도 바이든 전 대통령은 조지아를 주요 방문지로 삼았다. 2024년 대선 유세 기간 중인 작년 3월에는 조지아주를 찾아 “이 공장은 미국 제조업의 부활”이라며 “양질의 일자리를 미국 내에서 창출한 대표 사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ICE가 해당 공장에서 체포한 475명의 이민자 중 다수가 불법 체류자였음이 드러나면서 “실제 고용의 혜택을 미국인이 아닌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이 보고 있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공장 운영 실태와 인력 구성에 대한 사후 검증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현대차 미국법인은 "도급업체와 하도급업체의 고용 관행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당사와 동일한 수준의 법적 준수 기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당사 프로세스를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한 상태다.
조지아주는 미국 대선의 향배를 좌우하는 핵심 경합주로 부상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줄곧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줬으나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이 승리한 데 이어, 지난해 대선에서는 다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는 등 승부의 향방이 매 선거마다 뒤바뀌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단속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경제 치적에 타격을 가함과 동시에, 조지아에서 공화당의 지지 기반을 다시 다지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장려해 온 전기차와 청정에너지 산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감도 이러한 단속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환경 보호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보조금 정책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펼쳐왔다. 그는 전기차와 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 대한 연방정부의 대규모 지원을 “시장 왜곡”이라 비판하며, 기업 보조금 대신 정부 지분 참여 또는 세금 감면 방식의 재편을 주장해왔다.
이번 단속을 정치적 공격으로 규정한 민주당 소속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이민 단속은 청정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짊어진 노동자들을 직접 겨냥한 정치적 행위”라며 “조지아의 번영은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데 달려 있으며, 이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