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전략정비구역 제1·2지구[출처=서울시 ]](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3449_701144_1245.png)
서울 한강변 재건축의 '대어'로 불리던 성수전략정비구역이 내부 갈등으로 표류하고 있다. 한때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 격전지로 불리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지만, 잇따른 내홍과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사업 추진 동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조합 집행부의 불안정, 입찰 일정의 꼬임, 건설사들의 관망세가 겹치면서 시공사 선정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전략정비구역은 1~4지구로 나뉘어 조성되는 서울 동북권 최대 재건축 사업지다. 한강 조망권과 서울숲 인접 입지로 '재건축 맛집'으로 불리며, 완공 시 1만 가구 이상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사업 규모가 큰 만큼 이해관계도 복잡해 조합 내 갈등이 잦고, 최근에는 이 갈등이 사업 지연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현재 가장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는 곳은 성수1지구다. 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조합장 해임 추진과 명예훼손 고발이 맞물린 상태다. 비대위는 조합이 특정 건설사와 유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서울시와 국토부에 수백 건의 민원을 접수했고, 서울시는 이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반면 조합 측은 '허위사실 유포'라고 반박하며 일부 주동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조합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사업을 왜곡하는 행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사업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 내부의 불신이 깊어지면서 입찰 일정도 사실상 중단됐다. 당초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찰지침 변경을 요청하자 조합이 이를 일부 반영해 재공고를 준비했지만, 비대위의 추가 반발로 재입찰 추진 동력마저 약화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과 비대위의 갈등이 수습되지 않는 한 연내 시공사 선정은 어려워 보인다"며 “이르면 내년 초쯤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수2지구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시공사 아웃소싱(OS) 요원과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조합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입찰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오는 28일 1차 입찰 마감이 예정돼 있지만, 포스코이앤씨가 입찰을 철회하면서 DL이앤씨의 단독입찰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물산의 참여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나, 업계에서는 "경쟁이 불발될 경우 조합장 선거를 먼저 치른 뒤 재공고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조합원은 "새 조합장 체제에서 시공사 선정을 다시 추진하자는 의견이 많다"며 "이 경우 결국 내년 상반기쯤 재입찰 공고가 나올 것을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 지구 모두 내홍으로 발이 묶이면서, 연말 '강북 최대어' 수주를 노렸던 건설사들은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GS건설은 1지구 재입찰 시점을 지켜보며 참여를 검토 중이고, DL이앤씨는 성수2지구뿐 아니라 한강변 주요 정비사업 전반을 관망 중이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역시 섣부른 참여를 피하고 있다.
정비업계 역시 성수전략정비구역의 시공사 선정이 사실상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지구 모두 조합 내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일정상으로도 남은 기간 안에 입찰 절차를 마무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지구는 비대위와의 갈등이 정리돼야 재입찰 일정이 잡힐 수 있고, 2지구는 조합장 사퇴 이후 집행부 공백을 메우는 과정이 불가피하다"며 "시공사 선정은 내년 상반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안에 경쟁입찰이 성립된다면 빠르게 추진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단독입찰이나 재공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조합 총회 일정까지 감안하면 연내 선정은 빠듯하다"고 밝혔다.
- ‘10·15 대책’의 역설…전방위 규제로 막힌 주택공급
- 당정, 연내 ‘서울 정밀공급계획’ 발표 검토…“자치구별 공급 로드맵 제시”
- 경찰, '집값 띄우기' 등 부동산 범죄 150일 특별단속 돌입
- 현대건설, 1.3조 규모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 준공
- 현대건설, 국내 최초로 미국 대형 원전 건설 참여
- GS건설, '북오산자이 리버블시티' 11월 분양
- 삼성물산 건설, 하이테크 공사 마무리로 외형·내실 축소
- 성수2지구 시공사 선정 무산…DL이앤씨 불참에 ‘무응찰 유찰’
- 정비사업 '30조 시대'의 그늘…현대·삼성 '빅2' 쏠림 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