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금융지주 [제공=각 사]
▶ 4대 금융지주 [제공=각 사]

4대 금융지주가 이번주 일제히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올 3분기 4대금융의 합산 당기순익은 5조원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전망이다.

금융지주들은 사상 최대 실적에도 ‘표정관리’ 중이다. 정부가 연일 ‘이자장사’를 비판하며 생산적 금융 확대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호실적이 오히려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8일 신한지주, 하나금융그룹을 시작으로 29일 우리금융그룹, 30일 KB금융그룹 순으로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4대 금융지주의 올 3분기 합산 순이익 컨센서스는 약 4조9805억원이다. 이는 작년(4조9128억원) 대비 677억원(1.37%) 늘어난 수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리딩금융’ 자리를 지키고 있는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1조5883억원이 예상된다. 상반기 누적 순익(3조4357억원)을 더하면 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1조3495억원, 하나금융은 1조669억원, 우리금융은 9758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인수 효과가 반영되며 분기 순이익이 1조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여전히 견조한 이자이익과 비은행 부문의 수익 확대가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에도 기준금리 인하 속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며 순이자마진(NIM)을 방어했다.

다만 이자이익은 작년보다 4.2~6.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4분기부터 여신 규제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자수익 둔화를 상쇄한 것은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다. 증시 활황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이익과 수수료 수익 증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KB금융의 3분기 수수료이익이 작년 9430억원에서 1조650억원으로 12.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역대급 실적 전망에 각 금융지주는 쾌재를 부르긴 커녕 몸을 사리고 있다. 정부가 연일 은행의 이자장사를 질타하며 생산적금융 관련 투자 확대 압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호실적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생산적 금융 투자 계획을 앞두고 정부의 압박을 더 크게 느끼는 분위기다.

앞서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각각 80조원, 10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만큼, 실적이 좋은 두 금융그룹이 더 큰 규모의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

또 내년도 실적을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우선 정부가 추진 중인 교육세·법인세율 인상으로 4대 은행의 추가 납세 부담은 내년 약 8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새도약기금 출연금,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과징금 등 각종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세금과 과징금 이슈를 감안하면 내년 은행 수익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같은 증익세가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가 막대한 이익을 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정부의 상생금융 요구와 재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내년엔 실적이 역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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