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경험이 전무한 핀테크 기업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개발업체 ‘스노마드’가 홈플러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시장에선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5552_703466_3545.jpg)
유통 경험이 전무한 핀테크 기업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개발업체 ‘스노마드’가 홈플러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두 기업 모두 몸값 4조원대의 국내 대형마트 2위를 인수하겠다고 나서자 시장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31일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가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당초 유력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아 무산 우려가 제기됐던 공개입찰에 예기치 않은 참여자가 등장한 셈이다.
하렉스인포텍은 2000년 설립된 모바일 결제 기업으로 직불결제 플랫폼 ‘유비페이(UBpay)’를 운영하고 있다.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서울거래 비상장’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3억원, 영업손실은 33억원으로 재무 여력이 크지 않다.
그럼에도 하렉스인포텍은 투자 자문사를 통해 미국에서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를 조달해 홈플러스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스노마드는 2007년 명선개발에서 분리 설립된 부동산 임대·개발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116억원, 순손실은 73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원은 10명 남짓으로 자산 총계는 약 1600억원 수준이다.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의 인수 도전 배경은 다르다. 하렉스인포텍은 이번 인수 참여를 계기로 AI·핀테크 기반 유통 결제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하렉스는 실제 인수보다는 시장의 주목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 또는 투자 유치 명분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노마드는 홈플러스가 보유한 전국 주요 상권의 점포 부지 가치에 주목했다. 대형마트 점포 대부분이 수도권 핵심 입지에 있는 만큼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재개발·재임대 수익을 기대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노마드는 유통보다는 부동산 개발과 임대 사업에 강점을 둔 회사”라며 “홈플러스 매장을 리모델링하거나 부지 활용도를 높여 부동산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두 기업의 참여로 홈플러스의 매각 활동에 일단 숨통을 트긴 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실제 정치권과 홈플러스 대책위도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MBK 홈플러스 사태 해결 태스크포스(TF)는 홈플러스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두 업체 모두 ‘MBK식 경영’ 재현이 우려된다면서 인수자를 추가 모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BK 홈플러스 사태 해결 TF는 “첫 번째 인수 주체는 유통업 경험이 전무한 부동산 전문 회사로 산업적 시너지나 점포 운영 능력 없이 부동산 가치 상승과 매각 차익만을 노리는 형태의 기업”이라며 “2번째 인수 주체는 실질적으로 또 다른 사모펀드가 차입을 통해 회사를 사들이는 구조 즉 전형적인 레버리지드 바이아웃(LBO)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홈플러스사태해결 공동대책위와 홈플러스 전단채피해자대책위는 “홈플러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두 곳이 과연 국내 제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를 경영할 능력이나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수의향서 제출을 보면 ‘사모펀드 MBK의 먹튀 시나리오’를 위한 들러리 참여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이로써 홈플러스의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은 사실상 무산 단계로 접어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홈플러스는 오는 21일까지 인수의향서 제출 기업을 대상으로 예비실사를 한 뒤 오는 26일 오후 3시까지 입찰서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