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한국아이큐비아 경영컨설팅 상무가 ‘아이큐비아 인사이트 포럼’에서 ‘예방과 치료의 경계에서: 비만과 노화’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출처=김창권 기자]
박소영 한국아이큐비아 경영컨설팅 상무가 ‘아이큐비아 인사이트 포럼’에서 ‘예방과 치료의 경계에서: 비만과 노화’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출처=김창권 기자]

비만과 노화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질병으로 재정의되면서 제약사·빅테크·디지털 헬스 기업 간 ‘Cure+Care(치료+관리)’ 통합 생태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25일 박소영 한국아이큐비아 경영컨설팅 상무는 ‘아이큐비아 인사이트 포럼’에서 ‘예방과 치료의 경계에서: 비만과 노화’란 주제 발표를 통해 “비만과 노화는 사회적·의학적 질병으로 빠르게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데, 우울증의 경제적 손실이 분석되는 시대인 만큼, 비만과 노화 역시 예방·관리와 치료가 동시에 요구되는 의료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비만을 단순한 체중 문제가 아닌 “심혈관질환, 관절염, 노화 촉진 등 다양한 질환의 기반에 놓인 기저 질환”이라며 “치료 필요성이 커지면서 시장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은 주 1회 투여하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주사제가 주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비만 치료의 보험급여 우선순위가 상승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비만 치료제 개발과 라이선스 딜도 급증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비만 관련 딜은 전체 제약 딜의 29%까지 치솟아 전년 한 자릿수 비중에서 크게 증가했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박 상무는 “노보노디스크, 일라이릴리 외에도 여러 글로벌 제약사가 바이오텍과 적극적으로 합종연횡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만 치료제의 주요 미충족 수요는 ▲약효 지속 기간 확대 ▲주사제에서 경구제로의 전환 두 가지로 요약된다. 그는 “환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요소는 부작용과 투여 방식”이라며 “특히 한국과 아시아 지역은 경구 선호도가 높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비만 파이프라인은 약 169개로, 이 중 40%가 경구제다. 비만 관리 영역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웨어러블 기반 서비스 확장이 두드러진다. 식단, 운동, 수면, 약물 복용 데이터를 통합해 맞춤형 코칭을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도 빠르게 늘고 있다.

박 상무는 “비만은 약물만으로 관리가 어려운 대표적 만성질환으로, 생활습관 개선과 데이터 기반 관리가 결합된 ‘Cure+Care’ 생태계 구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주도권이 제약사에 남을지, 스마트폰 플랫폼을 가진 빅테크로 이동할지는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노화 연구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기존 스킨케어 중심 접근을 넘어 노화 원인 자체를 되돌리거나 억제하려는 연구가 확산 중이다.

주요 타깃으로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줄기세포 고갈, 텔로미어(염색체 조) 단축, 면역·염증 기능 저하 등이 꼽힌다. 아직 상용화된 항노화 치료제는 많지 않지만 글로벌 투자와 파이프라인 진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관련 플랫폼 개발이 활발하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향후 노화 케어 시장이 구조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원격 모니터링, 약물·운동 관리 앱,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 등 고령층 맞춤형 헬스케어 수요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끝으로 박 상무는 “비만과 노화는 예방·치료·케어의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면서 기술 제휴와 합종연횡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라며 “제약사, 빅테크, 디지털 헬스 기업 모두가 시장 중심에 서기 위해 움직이고 있어 향후 생태계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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