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회계기준 IFRS17이 등장하면서 보험사 판단기준이 단기수익에서 건전성으로 옮겨갈 것으로 관측된다.
보험사 회계기준 IFRS17이 등장하면서 보험사 판단기준이 단기수익에서 건전성으로 옮겨갈 것으로 관측된다.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상반기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이제 실적보다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손해보험사 올해 3분기 킥스비율이 직전 분기 대비 소폭 개선된 것으로 잠정 추산됐다. 킥스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로 보험업법상 100% 이상을 기록해야 하며 금융감독원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보험금을 돌려줄 수 있는 자본에 더해 이 계약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전반적인 자본 역량을 보기 위해서다. 보험사들은 건전성 지표로 100%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보험사별 킥스비율을 보면 ▲삼성화재(2분기) 273.0%→(3분기) 280.6% ▲메리츠화재 224.9%→256.0% ▲DB손해보험 228.2%→228.9% ▲KB손해보험 202.7%→204.4% ▲현대해상 169.7%→170.1% ▲한화생명 162.8%→164.5%로 모두 올랐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올해 3분기 킥스비율 예상치가 230.0%로 2분기(235.0%) 대비 5%포인트 줄었지만 금감원 권고치를 크게 웃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경우 내달 말 잠정 공시를 통해 킥스비율을 공시한다. 업계에서는 직전 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2분기에 201.5%, 교보생명의 경우 경과조치 전후로 각각 161.2%, 214.0%의 킥스 비율에 달했다. 경과조치는 지난해 새로 도입된 킥스비율의 제도적 안착을 위해 일정 기간 완화된 규정을 적용하는 조치를 말한다. 

이를 종합하면 대형 보험사 7곳 중 6곳이 직전 분기 대비 건전성이 개선됐다. 이는 보험사들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본을 쌓아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또 손보사를 중심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5대 손해보험사의 누적 순이익은 약 6조7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가량 증가했다.

5대 손보사가 모두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갈아치웠다. 삼성화재는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866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DB손해보험은 3분기 1조578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고, 메리츠화재는 1조492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2% 증가했다.

현대해상은 1조46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3.1% 증가했고, KB손해보험은 7400억원으로 8.8% 늘었다.

손보사들은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대할 수 있는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호실적의 배경을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 보장성 상품 위주의 지속적인 판매 상승,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된 장기보험 손해율 등에 따라 3분기까지 보험사 전반적으로 실적 호조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 생명보험사들의 실적은 희비가 갈렸다. 삼성생명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당기 순이익이 2조42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0.9% 늘었다.

교보생명은 같은 기간 별도 기준 누적 순이익이 9399억원으로 26.5% 늘었다.

그러나 한화생명은 누적 순이익이 727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9% 축소됐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 제동으로 단기납 종신 보험 영업 실적이 작년에 미치지 못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으로 인해 보험사들로서도 실적이 문제가 아니라 과거 판매한 상품들의 손해(역마진)을 관리하면 건전성 비율을 올리는게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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