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각 항공사]
[제공=각 항공사]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대형항공사(FSC)의 통합에 따른 ‘중복 노선’ 이관에 시선이 모아진다. 국내외 경쟁당국의 시정조치로 반납되는 노선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반납되는 노선은 미국과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국제선 22개와 국내선 8개에 달한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의 국제선 총 65개 중 26개 노선, 국내선 총 22개 중 8개 노선을 중복 노선으로 파악하고 독과점 우려를 제기했다. 국제선 노선 중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지적한 4개 중복 노선(파리·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로마)은 티웨이항공에 이관하며 중복 노선은 22개로 줄었다.

공정위는 경쟁제한성이 있는 국내외 노선에 대해 경쟁 항공사의 신규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구조적 조치를 부과한다. 신규 항공사의 진입, 기존 항공사 증편 시 대한항공과 아시아항공이 보유한 국내공항 슬롯을 반납하고 운수권을 타 항공사에 이전하는 내용이 골자다.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항공·소비자 등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행감독위원회를 신속히 마련하고 시정조치 점검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시장 내 원활한 경쟁 복원을 위해 운수권과 슬롯을 LCC에 우선 이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구체적인 이전 시점과 절차 등은 국내외 경쟁당국과 협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공정위 시정조치 주요 내용 표. 공정위
공정위 시정조치 주요 내용 표. 공정위

이번 슬롯‧운수권 배분 과정에서 통합을 앞둔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제외된다. 지난 12일부로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대한항공의 손자회사로 편입되면서다.

국내 LCC에는 기회다. 팬데믹 이전의 항공기 대수로 확대하고 있는 시점에서 신규 노선은 수익성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중국(장자제, 시안 등), 일본(나고야 등), 인니(자카르타), 태국(푸켓), 호주(시드니) 등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이 나눠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주 노선은 에어프레미아, 인천~이스탄불 노선은 티웨이항공이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제한성 우려 노선의 LCC 취항은 운임 인하로 이어진다. 최근 국토부는 대한항공이 독점 운영하던 인천~발리 노선에 대해 인도네시아와 운수권 협정으로 LCC의 발리 취항을 허가했다. 이후 경쟁 효과로 발리 노선 운임은 약 30~50% 낮아졌다.

업계는 이번 FSC 통합으로 인한 중복 노선 배분은 국내 LCC의 성장 기회로 보고 있다. 이어 LCC의 성장으로 항공산업 전체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복되는 노선 중 김포에서 출발하는 상하이, 베이징 등 황금노선들이 포함돼 있다” 며 “탄핵 정국으로 인해 다소 늦은 노선 이관이 예측되지만, 경쟁체제를 통해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항공권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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