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폴리탁셀(Polytaxel)의 안전성과 항암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췌장암은 주요 혈관 침범과 주변 장기 전이로 인해 약 80%의 환자가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진단받는다. 이에 따라 약물치료가 필수적이나, 현재 사용되는 항암제들은 개발 난이도와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해 한계점이 많다. 이에 부작용 없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폴리탁셀은 나노 크기의 고분자 약물 접합체로, 암세포 주변 느슨한 구조의 혈관을 통해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된다. 이 약물은 정상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아 회복기간 없이 투여 가능하며, 암세포 내 축적 시간을 연장해 췌장암 진행 억제 효과를 발휘한다.
현대바이오는 동물 실험 결과에서 폴리탁셀이 무독성량(No Observed Adverse Event Level, NOAEL) 한도 내에서도 높은 생존율과 낮은 부작용을 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쥐 모델 실험에서는 폴리탁셀을 투여한 군의 생존률이 100%를 기록했으며 체중 감소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동일 용량의 기존 항암제 도세탁셀군에서는 생존률 0%와 유의미한 체중 감소가 관찰됐다. 이 결과는 영국 왕립화학회 국제학술지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며 주목받았다.
또한 자연발생 유선암 반려견 대상 실험에서도 폴리탁셀은 염증, 스트레스 및 골수억제 등 부작용 없이 종양 크기를 평균 76.78%, 전이된 종양 크기를 74.01% 줄이는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다.
현대바이오 연구개발부문의 진근우 부사장은 “쥐와 반려견 실험 결과는 폴리탁셀이 임상에서도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강조하며 임상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최근 글로벌 보건당국들이 췌장암 신약 후보물질에 희귀의약품 지정 또는 패스트트랙 지정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바이오는 이를 활용해 상업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면 심사기간 단축과 일정 기간 독점판매권 등의 혜택을 얻으며 패스트트랙 지정 시에는 가속심사를 통해 제품 출시가 앞당겨진다.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는 “임상 1상을 신속히 완료하고 미국 시장에서 통합임상을 추진하겠다”며 “부작용 없는 항암제로 환자들이 일상을 유지하면서 치료받는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