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 [제공=연합]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 [제공=연합]

지난해 일명 ‘일론 머스크의 비만약’으로 알려진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7일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Evaluat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GLP-1 의약품은 올해 총 매출액이 700억달러(약 102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GLP-1 계열 의약품으로는 노보노디스크의 당뇨치료제 ‘오젬픽’과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국내명 마운자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 2023년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된 젭바운드의 경우 비만 치료제의 후발주자임에도 2025년 매출액은 113억 달러(약 1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GLP-1계열 의약품이 비만치료제로서 주목받았던 점은 그 효과가 월등히 뛰어나다는 데에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혈중 포도당 수치를 낮추는 동시에 위에서 음식물 배출을 지연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앞서 위고비의 임상에선 체중이 평균 14.8% 감량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젭바운드는 이보다 더 높은 최대 22.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기존 비만치료제 대비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비만 환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 역시 위고비를 처방받은 후 체중을 14kg 감량했다고 소개하며 인기를 끌었는데 지난해 말에는 “젭바운드가 부작용이 더 적고 효과적”이라고 말하며 치료제를 바꾼 것으로 알려지면서 젭바운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비만치료제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간 주사제로만 투여 가능했던 제형을 경구용(먹는 약)으로 바꾸는 등 편의성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 선두주자인 노보노디스크는 GLP-1 계열 당뇨치료제 ‘리벨서스’를 내놓으며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으며, 일라이 릴리는 경구용 비만치료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로슈와 아스트라제네카는 하루 1회 복용하는 경구제 약물을 개발 중이다.

반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젭바운드보다 효과는 더 크지만, 부작용은 적은 약물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 HK이노엔,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펩트론 등이 GLP-1 계열 신약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이 가운데 가장 선도적으로 나선 한미약품은 ‘한국인 맞춤형 비만 치료제’를 표방하며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15년 사노피와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가 2020년 한미약품에 반환된 신약후보물질 물질이다.

또한 한미약품은 GLP-1·인슐린 분비 자극 펩타이드(GIP)·글루카곤에 동시 작용하는 비만 치료제 ‘HM15275’는 글로벌 임상 1상도 추진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메타비아를 통해 GLP-1과 GCG(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 작용하는 비만 치료제 ‘DA-1726’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추진하고 있다. HK이노엔의 경우 지난해 5월 중국 바이오 기업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비만치료제 후보 물질 ‘IN-B00009’에 대한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젭바운드가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향후 출시에 나설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위고비만 봐도 비만치료제 시장은 향후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효과를 얼마만큼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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