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한미약품]
[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의 작년 4분기 실적이 뒷걸음질 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늦은 독감 유행으로 북경한미약품의 실적이 악화된 데다 작년 초부터 이어진 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싸움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작년 4분기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매출 3852, 영업이익 444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8%, 36.6% 감소한 수치다. 증권사들은 한미약품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망치를 계속 내리고 있다.

키움증권은 한미약품의 4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3515억원, 영업이익 56% 줄어들어 311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각각 컨센서스를 16%, 45% 밑도는 실적이다. 메리츠증권도 한미약품의 작년 4분기 매출을 3530억원, 영업이익 309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실적이 하락한 것은 북경한미약품의 부진 탓이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843억원과 영업이익 150억원, 순이익 128억원을 기록했다. 북경한미약품은 영업일수 감소와 중국 현지 자연 재해 등 물리적 환경 요인으로 매출이 떨어졌다.  

한미약품의 실적 하락은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부재에 따른 기저 효과와 자회사 북경한미약품의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앞서 한미약품은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MK-6024' 임상2b상 진입에 따라 2023년 4분기 글로벌 제약사 MSD로부터 18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을 받은 바 있다.  

북경한미의 경우 독감 유행이 12월 중순부터 늦게 시작돼 4분기 호흡기 질환 관련 제품의 매출이 대폭 감소하면서 감기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는 세파계 항생제 원료의약품(API) 수출도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북경한미의 4분기 예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30%, 영업이익은 50~70% 가량 대폭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1년 내내 계속된 한미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일가는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와 형제(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이사) 측이 경영권을 두고 작년 초부터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현재는 경영권 분쟁 종식을 향해 가고 있지만 그동안 쌓였던 여파가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올해는 다시 한미약품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모녀쪽과 힘을 합치기로 하면서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경영권 분쟁이 끝날 것으로 보여기기 때문이다. 또 여전히 고지혈증치료제 로수젯이 고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독감 유행에 따른 호흡기 질환 제품 매출이 1분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 대표 효자 품목인 아모잘탄과 로수젯의 성장에도 평년 대비 뒤늦게 유행하고 있는 인플루엔자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며 "연이은 실적 부진은 다소 아쉬울 수 있으나 일단락되고 있는 경쟁권 분쟁, 뒤늦게 유행중인 호흡기 질환에 따른 영향 등으로 실적은 다시 정상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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