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관 부회장이 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세션인 ‘세계 최초 탈화석연료 선박(The First Fossil-Free Ship on the Water)’에서 비전을 밝히고 있다. [제공=WEF]
▶ 김동관 부회장이 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세션인 ‘세계 최초 탈화석연료 선박(The First Fossil-Free Ship on the Water)’에서 비전을 밝히고 있다. [제공=WEF]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오션을 내세워 미국 시장에서 K-방산 세일즈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트럼프 2.0 시대’ 미 해양방산에서 대대적인 진출 기회를 포착한 한화그룹은 함정 MRO 사업 수주를 비롯해 필리 조선소 인수 등을 통해 관련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관 부회장은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을 찾아 트럼프 정부 주요 각료를 비롯한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졌다.

특히 김 부회장은 마크 루비오(Marco Rubio) 미국 국무부장관,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미국 국방부장관 지명자 등 새 정부의 주요 국방안보 책임자들과의 소통했다. 이 자리에서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그룹 방산 사업역량을 소개하고 미국 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재계에서도 손꼽히는 미국 내 인맥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2017년에도 10대 그룹 총수로는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았다. ‘미국통’으로 유명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으로부터 이어지는 미국 정·재계 인맥은 김동관 부회장과도 두터운 친분과 인연으로 유지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그룹 경영일선에 나선 뒤 주도적으로 한화오션 인수에 나서면서 K-방산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형 록히드마틴’의 비전으로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이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사진 오른쪽)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티븐 쾰러 제독(가운데)이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함 정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제공=한화그룹]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사진 오른쪽)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티븐 쾰러 제독(가운데)이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함 정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제공=한화그룹]

김 부회장은 그룹 방산사업의 ‘핵심퍼즐’인 한화오션의 인수 후 발빠르게 미국 시장을 노렸다. 미중간 해양 패권경쟁 격화가 동맹국이자 조선분야 기술력 세계 1위인 한국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맞아떨어졌다.

그 결과 한화오션은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미 해군의 MRO 사업 2건을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미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인 스티븐 쾰러(Steve Koehler) 제독(대장)을 만나 추가 협력을 논의하고 성공적인 작업 수행을 약속했다.

김 부회장은 "미 국방부의 지역 유지 보수 프레임워크(RSF) 계획에 부응하고, 이번 MRO 사업 수행을 통해 미 함정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다양한 방안을 통해 미 해군 전력 증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RSF 정책에 따라 군수 정비 허브를 한국, 일본 등 인도·태평양 지역 5개국에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조선업에 대한 협력 러브콜을 전한 것을 감안하면 국내 조선사들의 MRO 사업 기회는 보다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말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면서 미국 시장 직접 진출도 이뤘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공동으로 인수 자금 1억 달러(약 1450억원)을 댔다. 함정 유지·보수를 넘어 군함 건조 수주까지 나아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화그룹은 필리 조선소를 미국 해군 함정 건조 및 MRO 사업의 핵심 기지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거제조선소의 세계적 수준의 친환경 선박 기술과 생산 자동화 등 스마트 생산 노하우를 심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북미 시장 내 해양 방산 시장도 직접 노린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및 건조 기대감이 있다"며 "현재 미 해군 7함대 물량만 수주 가능한 상황이나 미국의 함정 건조 및 MRO 역량 부족으로 그 어느때보다 한국의 조선 역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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