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선보인 신라면 트램 광고 모습. [출처=농심]](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2157_664762_1849.jpg)
지난해 국내 식품기업들의 실적은 해외 사업에서 희비가 갈렸다. 국내 경기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대내외 악재 속 삼양식품과 오리온 등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실적 호조세를 나타낸 반면, 농심과 롯데웰푸드 등 해외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체들은 실적 감소세가 뚜렷했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식품기업들은 앞다퉈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법인 및 공장 설립 등 해외 시장 비중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심은 다음 달 중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법인 ‘농심 유럽(Nongshim Europe B.V.)’을 설립할 예정이다. 농심 유럽법인이 위치할 네덜란드는 유럽 내 물동량 1위인 ‘로테르담항’을 보유하고 있으며 항구와 연계된 우수한 철도, 육상 교통망도 갖추고 있어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물류 인프라가 우수한 국가로 전해진다.
앞서 롯데웰푸드도 이달 초 인도 서부지역의 푸네(Pune)에 하브모어(Havmor) 푸네 신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신공장이 위치한 푸네는 최적의 지리적 요충지로, 하브모어는 푸네 공장의 생산 물량을 바탕으로 인도 서부지역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동시에 푸네 공장을 인도 남부 지역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을 방침이다.
이처럼 식품사들이 해외 법인과 공장 설립에 분주한 이유로 해외 사업 비중 확대를 들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식품업계 전반에 걸쳐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대체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사업 비중이 80%에 달하는 삼양식품은 영업이익률 19.9%로 20%를 눈앞에 뒀고, 해외 법인 매출 비중이 65% 내외인 오리온도 영업이익률 17.5%를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호실적은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불닭볶음면의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또 해외 납품하는 제품을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만큼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 효과의 수혜도 입었다.
오리온도 중국(7.7%), 베트남(8.2%), 러시아(15.1%) 등 주요 해외 법인들이 국내 법인(2.6%)을 뛰어넘는 매출 성장세를 보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반면 내수 비중이 높은 식품업체들은 국내 경기침체 여파에 원자잿값 상승과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내수 비중이 약 60%에 달하는 농심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576억원으로 23.1% 감소했으며, 국내 매출 비중이 약 80%인 롯데웰푸드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571억원으로 11.3% 줄어들었다.
농심 측은 내수시장 소비 둔화로 인한 판매촉진비 부담 확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재료비 증가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 측도 작년 매출 감소에는 지난해 4분기 카카오 등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과 통상임금 판결로 인한 일회성 비용 등 외부 요인 영향이 컸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외 법인과 공장 설립이 수익성 개선을 가져다준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원가 부담에도 소비자물가 상승 등을 우려해 섣불리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 어려운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K-푸드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비교적 자율적인 가격 책정이 가능하다는 점과 근거리에서 원재료를 조달해 현지 시장에 즉시 공급하는 데 따른 비용 절감이 높은 수익성을 안겨다 준다는 것이다.
이에 식품기업들의 해외 시장 공략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과 신라면 툼바 등 매운라면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맛을 가진 농심 제품 라인업이 유럽시장 공략에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된다”며 “주요 제품의 입점 확대와 현지 식문화 맞춤 제품 개발이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오는 2030년 3억 달러 매출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도 “푸네 신공장에서 돼지바, 죠스바, 수박바 등을 연내 순차 생산해 인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라며 “빙과 성수기에 안정적인 제품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해지며 올해에만 빙과 매출이 전년 대비 15% 이상 신장할 것으로 기대 중이며, 현재 9개 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푸네 신공장은 2028년까지 생산 라인을 16개까지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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