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미국 의회 도서관의 토마스 제퍼슨 빌딩 그레이트홀에서 개최한 ‘Korea-US Business Night’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출처=대한상의]](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2818_665491_3254.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 정부와 재계가 미국 측과의 접촉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앞세워 관세 부과 예외를 요청하는 한편, 반도체·배터리·조선·에너지 등 전략 산업 협력을 강조하며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정부, 백악관·의회 집중 접촉…한·미 FTA 강조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박종원 통상차관보는 17~20일(현지시간)까지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상무부·미국무역대표부(USTR)·의회·싱크탱크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박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및 철강·알루미늄 관세 등의 조치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산업부는 "박 차관보가 양국의 긴밀한 경제 협력 관계와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 투자에 따른 경제적 기여를 강조했다"며 "한·미 FTA에 따라 거의 모든 품목의 관세가 이미 철폐된 점을 부각해 추가 관세 부과의 부당성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 박 차관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CHIPS Act)의 지원 정책이 지속될 수 있도록 미국 측에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산업부는 안덕근 장관이 이날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를 만나 한·미 간 교역·투자·에너지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는 지난 19일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를 만나 액화천연가스(LNG) 협력을 논의했다고 주미대사관이 밝혔다. 한국의 미국산 LNG 수입 확대는 미국의 관세 압박을 완화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재계도 적극 행보…최태원 "韓, 미국 내 일자리 80만 개 창출"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이끄는 경제사절단도 19~20일 워싱턴에서 백악관과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전략적 산업 협력을 논의했다.
경제사절단에는 자동차·반도체·조선·에너지 등 한·미 경제 협력의 핵심 산업 대표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 자리에서 사절단은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 등을 강조하며 양국의 지속적인 경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가 준비한 6개 분야는 △조선 △에너지 △원자력 △AI·반도체 △모빌리티 △소재·부품·장비 등이다.
최 회장은 민간 경제사절단의 방미 성과와 관련 "미국 측이 흥미로워할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계획이었고 성과가 있었다"며 "서로가 함께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했고, 미국 측이 6개 분야에 대해 상당히 좋은 반응을 내놓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최 회장은 약 나흘간 백악관과 재무부 인사, 상하의원과 현지 기업인들, 주지사, 전직 장관들까지 미국 정재계 관계자를 총망라해 만났다. 백악관 등에 우리 기업들이 미국 경제에 기여 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강조했고, AI와 에너지분야의 국가간 협력안을 내놓는 등 강력한 구심점 역할을 수행했다.
또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 면담에서 "한국 기업들은 지난 8년간 1600억 달러 이상을 미국에 투자했으며, 대부분이 제조업 분야에 집중됐다"며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서 8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강조했다.
경제사절단은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상·하원 의원들과 주요 경제 관계자들이 참석한 '한·미 비즈니스의 밤' 갈라 디너 행사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와 경제 협력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최 회장은 "한미 관계가 안보를 넘어 첨단기술 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APEC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부각할 기회로 평가했다.
한편 다른 경제단체들도 대미 외교전에 돌입한다. 한국경제인협회은 다음달 워싱턴에서 '한미투자포럼'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류진 한경협 회장은 대표적인 '미국통' 경제인으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가문 등 공화당과 탄탄한 네트워크 역량을 갖춰 트럼프 정부와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무역협회 역시 3월 중순 윤진식 회장과 임원 등 10여명이 미국 애리조나, 텍사스, 테네시 등 남부 주들을 방문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월 초까지 자동차·반도체 등에 대한 25% 이상의 고율 관세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와 재계의 대미 접촉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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