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출처= 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7573_670976_1024.jpg)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상법 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상장사와 주주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상법 개정안에 대해 강력하게 우려를 표했던 재계에서는 한숨을 돌렸지만, 소액주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일 한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상법 개정안에 대해 “고심을 거듭한 끝에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고자 한다”며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을 포함한 대다수 기업의 경영 환경 및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상법이 개정되면 기업 경영 의사 결정 과정에서 민·형사상 책임 등에 따라 적극적인 경영활동이 저해되고, 행동주의 펀드 등의 경영권 공격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면서 정부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해왔다.
경제단체들은 정부의 거부권 결정에 대해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를 비롯해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8단체는 입장문을 통해 “재의요구권이 행사된 것을 다행스럽게 평가한다”며 “상법 개정안은 주주가치 제고라는 입법 목적은 달성하기 어려운 반면 신산업 진출을 위한 투자 저해,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위협 등 기업 경영에 미칠 부작용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컸다”고 전했다.
이어 “상법보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핀셋 처방이 기업의 합병·분할 과정에서 일반주주를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국내 주식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시장의 디스카운트 해소 기회를 놓쳤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는 이날 장 초반 2520선을 회복하면서 강세를 보이다가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가 발표된 이후 2500선 밑으로 후퇴한 바 있다.
![LS 용산타워. [출처= 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7573_670977_1043.jpg)
이번 결정으로 LS그룹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LS그룹 지주사인 ㈜LS는 상법 개정안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크게 변동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LS는 지난 13일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당일 18.96%, 다음날 7.43% 급등했다. 상법 개정에 따라 쪼개기·중복 상장을 제한하고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날 ㈜LS 주가는 장 초반 10만6900원까지 올랐다가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이후 하락으로 돌아서며 10만340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LS가 상법 개정 수혜주로 꼽혔던 이유는 LS그룹이 최근 중복상장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LS그룹은 LS일렉트릭 자회사인 KOC전기, 미국 지사 슈페리어에식스의 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상장을 준비했다가 철회한 LS이링크도 재도전에 나설 예정이고, LS이브이코리아, LS엠트론, LS MnM 등도 상장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회사들은 LS그룹의 핵심 사업부문으로 그동안 ㈜LS의 가치로 평가돼 왔다. LS그룹 자회사, 손자회사들의 상장이 줄줄이 이어지게 될 경우 모회사의 가치 희석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상법 개정 후 물적분할 후 상장 등 지주사 주주가치 훼손 행위 억제로 지주사 저평가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LS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LS그룹은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적시에 성장하고 있는 사업에 투자해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상법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상당한 부담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이사의 충실의무가 확대되면 상장 기업의 분할, 합병 등에 따라 모회사의 일반주주와 지배주주간 이해상충 문제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LS그룹 입장에서는 다행히 상법 개정안이 반려되면서 계획하고 있는 상장을 비교적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LS 주주총회에서 명노현 부회장은 “LS의 계열사 상장은 모기업의 가치를 희석하는 게 아니라 모회사와 자회사의 전략적 성장을 통한 시장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IPO 추진 시 주주 및 시장과 적극 소통해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일 없도록 면밀히 살피겠다”고 언급하면서 중복상장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반면 ㈜LS 주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종목토론방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LS 주주들은 “상법개정 거부권의 최대 피해주다”, “자회사 상장해 회사 깡통되겠다”, “희망이 없다”, “다른 종목들 1~3% 오르는데 LS는 오너리스크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중복상장에 대해 “성장하려면 계속해서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고, 중복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상장 후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고 발언한 바 있어 LS그룹 오너가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일부 주주들은 “호반 믿는다”, “호반을 적극 지지한다”, “호반그룹과 연대하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호반그룹이 ㈜LS 지분 3% 가량을 확보함에 따라 지분 경쟁에 따른 주가 상승, 지배주주를 견제하면서 주주가치 제고 요구 등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1분기 기타법인은 ㈜LS 주식 1280억원 규모를 순매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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