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연합]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조치로 인해 한국의 전자·통신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번 관세 부과는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기업들의 수익성과 글로벌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물품에 25%의 관세폭탄을 투하했다.

이날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고, 특정 60개국에 대해서는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관세 부과는 오는 5일부터 시행된다. 

미국의 수입 자동차 25% 관세 직격탄을 맞은 한국의 경우 전자/통신 산업 내 수출 감소와 이로 인한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26일, 수입 자동차와 일부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한 조치로, 명분은 국가 안보다.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자동차, 전자제품, 컴퓨터 칩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에는 660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기준 대미 수출액은 111억달러로 역대 3월 대미 수출액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번 관세 부과가 한국의 수출 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아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저하와 판매 감소가 우려된다. 

전자·통신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은 중국, 대만, 한국 등에서 수입되는 전자제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 텔레비전 등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등 한국의 전자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약화와 판매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로 경제 전망도 어두워졌다. 영국 IB 캐피탈이코노믹스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9%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은행과 정부가 제시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1.5% 대비 0.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실제 한국의 경우 수출을 제외하면, 0%대 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수출의 중요성은 큰 상황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관세 영향 최소화를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관세 면제를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관세 부과로 타격을 입는 기업으로는 △미국 수출기업에 부품·원자재를 납품하는 기업(24.3%) △미국에 완제품을 수출하는 기업(21.7%)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전자/통신 등 업종은 65.4%가 관세 영향권에 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기업들은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거나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단기간에 실행하기 어렵고,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부과가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을 초래하고, 국제 무역 질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과 관련된 전략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고, 소비자들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장기적인 전략 수립과 함께,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품질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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