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 25% 부과를 공식화하면서 지난해 대미 화장품 수출 1위를 차지한 K뷰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출처=EBN AI 그래픽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 25% 부과를 공식화하면서 지난해 대미 화장품 수출 1위를 차지한 K뷰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출처=EBN AI 그래픽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 25% 부과를 공식화하면서 지난해 대(對)미국 화장품 수출액 세계 1위에 오른 국내 뷰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뷰티가 단순히 저렴한 가격만으로 승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본과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미국시장에서 승부를 보고 있던 상품일 경우엔 미국 현지 대안 생산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상호관세는 앞서 발표한 보편관세 10%에 추가로 붙게 된다.

사실상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화장품업계도 이로 인한 비용 상승 문제, 수출 경쟁력 하락 등 각종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아직 K뷰티는 한국의 대미 주요 수출 품목(반도체·자동차·철강 등)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수출 대상국 중 대미 화장품 수출액 1위에 오를 만큼 급성장하고 있어 선제적인 조치가 필수인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17억100만달러(한화 약 2조5000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12억6300만달러(한화 약 1조8000억원)를 기록한 프랑스를 처음으로 제쳤을 만큼 최근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단 관세 부과로 인한 타격은 대기업이나 주요 제조사보다 화장품 수출의 주역이었던 중소기업이 가장 크게 받을 전망이다. 특히 가격 경쟁력만으로 승부를 보고 있던 상품일 경우 미국 현지 대안 생산을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대기업에 비해 자본이나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탓에 생산 공장 이전 등을 쉽게 단행하기 힘든 데다,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 이탈도 우려된다는 점이 문제다. 장기적으로는 그간 K뷰티가 해외 시장에서 특히 강조해오던 가성비 전략을 앞세우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관세 전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볼 수 있는 화장품 기업은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이미 미국 현지에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는 위탁 제조업체(ODM)들이다. 이들 기업은 개별 화장품 브랜드들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공장에 생산을 맡기면 오히려 반사이익까지 얻게 된다.

앞서 코스맥스 미국공장은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으로부터 화장품 제조시설 승인을 받았고 한국콜마도 올 상반기 내 미국 제2공장을 정식 가동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가 단순히 가격 경쟁력으로만 승부하는 품목은 아닌 만큼 상황을 무조건 비관할 필요는 없다. 다만 관세 추가분을 반영해 제품 가격대를 그대로 올리거나, 대안책으로 새로운 현지 생산기지 찾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인 만큼 한동안 업계가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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