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 LNG 터미널 전경 [출처=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 LNG 터미널 전경 [출처=포스코인터내셔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협상에서 알래스카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를 카드로 활용하면서, 과거 여러 차례 무산됐던 이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과 국내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미국 알래스카 최북단 지역의 방대한 천연가스전을 개발하고, 이를 약 1300km 길이의 파이프라인으로 남부 해안 지역까지 운송해 수출하는 초대형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에너지 수출을 늘림으로써 미국의 무역 적자를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며, 이 과정에서 외국 자본을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막대한 비용과 기술적 난제 때문에 순탄치 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 장거리 파이프라인 건설 자체가 고난도 작업인 데다, 총 투자비만 현재 기준으로 약 440억달러(한화 약 6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알래스카 LNG 개발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시도됐으나 번번이 좌초됐다. 1984년 미 정부 주도로 추진됐지만 낮은 사업성 문제로 무산됐고, 2000년대 들어 영국 석유 메이저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미국 석유 가스 기업 코노코필립스 등이 다시 도전했지만 결국 2011년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손을 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2016년에는 연방정부로부터 단독으로 사업 승인을 얻어낸 엑손모빌도 결국 사업을 철수했다.

다만 한국 입장에선 신중히 계산기를 두드려 봐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특정 지역에 편중된 에너지 공급선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운송 시간이 짧고 운송비 역시 싸다는 것도 장점이다. 알래스카에서 한국까지 LNG 운송에 걸리는 시간은 1~2주로, 중동(약 한달) 대비 절반 수준이다. 파나마운하를 거치지 않고 태평양으로 운송해 통행료를 내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다수의 쇄빙선과 대규모 철강재 등이 필요해 국내 조선 및 철강업계에 새로운 수출 기회가 열릴 수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출처=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출처=연합뉴스]

그러나 과거 실패 사례에서 보듯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 자체가 불확실하고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 부담 등 리스크가 큰 만큼, 섣부른 참여나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에너지 업계와 전문가들은 기회와 위험 요인이 공존하는 만큼 이해득실을 따져 정밀한 협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다음주 한국과 미국은 본격적인 무역 협상에 돌입한다. 미국이 한국·영국·호주·인도·일본 5개국을 최우선 협상 대상으로 삼으면서 양국이 빠르게 협상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4일 “한-미가 조선, LNG, 무역 균형 개선·회복 등 3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양국 간에 논의를 이어가기 위한 우호적인 모멘텀이 형성됐다”며 “(알래스카 LNG 사업 협의를 계기로) 정부는 관세로 인한 부담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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