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양재동 본사 사옥 [출처=현대차·기아]](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0735_686403_5052.jpg)
현대자동차·기아가 관세 리스크에도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전략 차종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5년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되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기아가 관세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치킨게임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1대당 마진이 높은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앞세워 점유율을 늘리고, 향후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1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법인은 싼타페 하이브리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등 인기 차종에 대한 무이자 60개월 할부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기아는 일부 차종을 할인 판매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토요타는 신차 판매 가격을 평균 270달러가량 인상했다. 포드 또한 관세영향으로 차종별로 600~2000달러가량 판매가를 올렸다. 주요 브랜드가 관세 영향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현대차·기아는 차량별 할인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예측을 벗어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주요 제조사는 일제히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분석 업체는 자동차 한 대당 인상 가격이 약 2000달러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일부 자동차 제조사의 점유율을 흡수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닛산과 스텔란티스 등 일부 자동차 제조사는 올해 상반기 미국 내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감소한 상황이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대비 10%가량 줄어든 60만3000대를 판매했고, 닛산은 0.2% 감소한 48만9000대를 팔았다.
현대차·기아의 상반기 미국 판매량은 89만4000대가량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11%) 또한 지난해보다 0.5%포인트(p) 뛰었다. 미국에서 인정받으면서 경쟁사와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는 모습이다.
업계는 현대차·기아의 제품 기술력을 살펴본다.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동력 전달 방식)을 주력 모델로 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는 전기차 주행거리, 가격, 충전 편의성 등이 문제로 떠오르자 전기차 대안으로 떠올랐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양사 하이브리드차의 마진도 향상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 마진은 1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닛산, 스텔란티스, 마쓰다 등 경쟁사의 자동차 한 대당 마진은 한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된다. 관세 영향을 감안하면 일부 경쟁사는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결국 판매가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 가격 인상은 결국 판매 감소로 이어져 딜레마에 빠질 것이란 분석이다.
타키무라 노리유키 마쓰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현재 우리가 처한 환경은 점점 더 가혹하고 불확실해지고 있다"면서 "비용 절감과 같은 '방어적' 조치와 제품 라인업 강화와 같은 '공격적' 조치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 2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은 완성차 제조사 입장에서 수익성을 포기하더라도 놓쳐선 안 되는 핵심 시장이다. 세계 1위 시장인 중국은 정부가 나서 자국 브랜드의 전기차 육성을 적극 지원하면서 이미 수입차의 무덤이 됐다. 폭스바겐 등 주요 브랜드는 중국 맞춤형 신차를 출시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대다수가 현상 유지 또는 역성장 추세를 보였다.
미국 시장은 중국과 경쟁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바이든 정부가 중국 전기차에 100%의 관세를 부과한 것에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최대 145%의 관세를 추가로 매기면서 중국 전기차는 사실상 미국 내 판매가 불가능하다. 중국을 제외한 자동차 제조사에 미국은 블루오션인 셈이다.
현대차·기아가 수익성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 점유율 늘리기에 집중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 다만,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60%가 한국 등에서 수출된다. 이에 당분간 수익성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윤혁진·박준형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25%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은 하반기 영업이익에 2조원 반영될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30만대를 생산해 미국 시장 판매량의 60%를 현지 공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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