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건기식 모습. [출처=CU]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건기식 모습. [출처=CU]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이 7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실제 소비자와 최접점에 있는 유통가가 건기식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진 데다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과 즐겁게 건강을 누리려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일상에 자리 잡으면서 유통채널 전반에서 건기식 카테고리를 키우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3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은 2020년 6조1822억원에서 지난해 7조3438억원으로 4년 새 18.7% 증가했다. 오는 2028년에는 8조2912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건기식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유통업체들도 건기식 판매전에 돌입했다.

가장 빠르게 움직인 건 다이소다. 다이소는 지난 2월부터 전국 200여개 매장에서 대웅제약, 종근당 등 건기식 30여종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5월에는 동국제약과 안국약품이 공식 입점하면서 다이소에 합류한 제약사는 총 5곳으로 늘었다.

다이소 건기식 제품은 3000~5000원 사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일부 약사들이 다이소 입점 제약사 상품에 대한 불매 움직임을 보여 몇몇 제약사는 입점을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약기업이 다이소에 건기식을 출시했다가 철회하는 과정에서 대한약사회가 부당한 압박을 가했다는 의혹에 대해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이용해 부당하게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가 대한약사회 제재 절차에 착수한 만큼 제약사의 유통사 진출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유통가 건기식 판매 후발주자는 편의점이다. CU는 지난 28일 전국 6000여개 점포의 건기식 판매 인허가 취득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유통에 돌입했다. 종근당, 동화약품 등 제약사와 협업해 총 11종 건기식을 출시했다.

전 제품을 5000원 이하 소용량 패키지로 구성했다. GS25도 다음 달부터 전국 5000개 점포에서 비타민, 유산균, 오메가3 등 30여 종의 건기식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도 올해 하반기 중 건기식 유통을 시작할 계획이다.

편의점 건기식은 ‘10일치 소분 포장’ 등 소용량 전략을 내세워 대용량 중심이던 기존 시장과 차별화했다. 기존 1통 30정 중심 제품과 달리 부담 없이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통한다.

배달앱도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배달의민족(배민)은 장보기·쇼핑’과 ‘대용량 특가’ 코너를 통해 종근당건강, 신풍제약, 유유제약, 일양약품 등 주요 제약사의 건기식 제품을 판매 중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에서 유통되는 종근당건강 ‘락토핏코어’는 종근당건강 네이버 공식몰보다 약 10% 저렴하다. 배민 쿠폰을 적용하면 약국가보다도 저렴한 가격에 1시간 내 배송이 가능하다.

쿠팡이츠도 서울 송파·강동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이츠마트’를 통해 종근당건강, 안국약품, 뉴트리 등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유통 경쟁에 가세했다. 이밖에 관련 규제 문턱도 낮아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최근 건기식 중고거래 시범사업을 올해 말까지 7개월 연장하며 거래 기준을 완화했다. 기존에는 소비기한 6개월 이상 제품만 거래 가능했지만, 앞으로 소비기한만 남아 있으면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제품군과 유통 채널이 급속도로 확대된 만큼 시장 신뢰성을 높이고 검증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건기식을 올바르게 선택하기 위해선 인증마크를 반드시 확인하고 제품에 표시된 영양·기능 정보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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