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E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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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업계에 적색불이 켜졌다. 지난해 수익성 저하로 진행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올해에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업계 환경이 더 나빠질 것으로 점쳐지면서 '구조조정 칼바람'은 더 거세질 것으로 짐작된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확보에 진땀을 흘리고 있는 중견사들의 경우, 인원감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업 종사자들 사이에선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작년 말, 다수 건설사가 수익성 저하 해소를 위해 조직 슬림화와 구조조정 등을 단행한 게 불씨가 됐다. 이후 올해 초 대표 중견건설사 중 한 곳인 신동아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여기에 지난 17일 경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대저건설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공포감이 극에 달했다. 

신동아건설은 2024 시공능력평가(시·평) 기준 58위에, 대저건설은 103위에 올라 있다.

통상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단기적인 재무 위기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구조조정은 인건비나 운영비 절감 등 단기간에 자금 유출을 최소화할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어서다.

이같은 공포감은 대형사보단 중견사 내부에서 비교적 많이 나타났다. 기업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유동성 확보가 중요한데, 중견사의 현금 확보가 대형사보단 순탄치 않다고 생각해서다.

무엇보다 중견사들의 급증한 퇴직급여가 구조조정 불안감 확대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퇴직급여.@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_EBN재구성
퇴직급여.@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_EBN재구성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통계를 보면, 중견사를 대표하는 계룡건설·아이에스동서·동부건설·KCC건설 등 4곳의 총 퇴직급여는 1년 새 125.28%가 껑충 뛰었다. 가장 많이 급증한 곳은 아이에스동서로 40억원(2023년 3분기 누계)에 머물던 퇴직급여는 145억원(2024년 3분기 누계)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올해 업황이 작년보다도 어둡다는 것이다. 업황이 어둡게 되면 건설사는 수익을 발생시키는 건설현장이 줄게되고, 이에 따라 인력감축은 불가피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까지는 건설업 환경이 매우 불안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인원감축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건설업 한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던 2022년 말부터 업계 내 인력감축은 시작된 것으로 본다"며 "최근 건설업 취업자 수 관련 통계만 보더라도 업계 내 취업의 문은 매우 좁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회복보단 바닥을 다지는 시점이라 보고 있다. 회복은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 같다"며 "올 상반기가 작년 상반기보다 불황일 것으로 예상되기에 작년보다 많거나 비슷한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업계 내 최근 구조조정 사례로는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태영건설이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2023년 말 워크아웃에 돌입한 태영건설은 기업개선계획의 일환으로 ▲임원 수 감축 ▲임원 급여 3년간 삭감 ▲직원 급여 동결과 직무대기 등의 자구방안을 마련해 유동성에 확보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에는 SK에코플랜트가 조직 효율화에 나섰다. SK에코플랜트는 임원 수를 20% 이상(66명→51명) 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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