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출처=에어부산]
에어부산 [출처=에어부산]

 

제주항공 참사 발생 한 달 만에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연이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사고에 여객 수요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김해국제공항 주기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HL7763편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 전원이 비상 탈출했다.

잇따른 사고가 발생하면서 항공 안전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적은 항공기 대수에서 비롯된 무리한 운항 스케줄, 이에 따른 정비 시간 부족 등 다양한 LCC 우려가 제기된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번 에어부산 HL7763 항공기는 사고 직전 48시간 동안 총 17회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제주항공 참사 항공기인 7C2216편도 48시간 동안 총 13회 운항했다.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정비 소홀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설 연휴는 최장 9일을 쉴 수 있어 해외여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에어부산이 연휴 수요 확보를 위해 운항 횟수를 늘린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여객 수요 감소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던 LCC에 대한 안전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제주항공이 참사 이후 대규모 감편에 나서면서 LCC 이용객의 추이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LCC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은 커뮤니티 등에서 확인되고 있다.

여객 수요 감소는 LCC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미 고환율로 인해 국내 항공사의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객 수요까지 감소하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LCC는 달러로 결제하는 리스 항공기가 대부분이어서 수익성은 더 악화된다.

항공 안전 투자 확대도 부담이다. 항공기 부품, 신 기재 도입 등 안전관리 비용도 대부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즉 여객 수요가 감소하면 국내 LCC의 어려움은 가중된다는 의미다.

정부는 안전수준 미달인 항공사는 운항증명 정지 등의 고강도 제재를 추진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3일 국내 9개 LCC 최고경영자와 ‘LCC 항공 안전 특별점검 회의’를 열어 안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항공기 가동률을 낮춰 정비 시간을 추가 확보하고 정비사와 정비 설비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이달 말까지 민관 합동 점검단을 통해 LCC를 비롯한 11개 국적 항공사와 전국 공항의 안전 체계와 시설 등을 살핀다.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4월까지 ‘항공 안전 혁신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LCC가 수익 추구에만 급급하고 근본적인 안전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항공 산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며 "LCC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불식될 때까지 모든 역량을 집중해 강화된 안전기준과 감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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