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오는 17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을 포함한 라면과 스낵 브랜드 56개 중 17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신라면이 진열돼 있다. [출처=연합뉴스]
농심이 오는 17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을 포함한 라면과 스낵 브랜드 56개 중 17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신라면이 진열돼 있다. [출처=연합뉴스]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그만큼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커졌다. 연말연시 프랜차이즈 카페와 제과·제빵업체들이 가격을 한 차례 올린 데 이어 최근에는 라면과 냉동식품을 생산하는 업체들도 가격 인상 행렬에 가세했다.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인 라면·햄·만두 등의 가격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농심은 오는 17일부터 56개 브랜드 중 신라면과 새우깡 등 17개 브랜드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 이에 따라 신라면 가격은 소매점 기준 950원에서 50원 오른 1000원, 새우깡은 1400원에서 100원 오른 1500원으로 조정된다. 농심의 대표 라면 제품인 너구리(4.4%), 안성탕면(5.4%), 짜파게티(8.3%) 등도 각각 인상된다.

앞서 농심은 당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 곡물가 하락을 이유로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하자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인상 조치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가격은 지난 2023년 가격 인하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CJ제일제당은 이달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햄, 만두, 소시지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다.

비비고 만두는 20여 개 제품 가격이 인상됐다. 대표 제품인 왕교자 가격은 8980원에서 9480원으로 5.6% 올랐고, 왕만두(490g) 가격은 2개 묶음 기준 9980원에서 1만480원으로 5.0%, 수제 진한김치만두(200g)는 4630원에서 5370원으로 16.0% 각각 인상됐다.

스팸 클래식(200g)은 5080원에서 5580원으로 9.8% 뛰었다. 백설 한입쏙 비엔나(90g)는 1980원에서 2180원으로 10.1%, 맥스봉 구운풍미 마늘후랑크(80g)는 2480원에서 2680원으로 8.1% 인상됐다. 고메 통등심 돈카츠(450g)는 9980원에서 1만980원으로 10.0% 올랐다.

동원F&B도 이달부터 편의점을 제외한 마트 등 유통채널에서 냉동만두 15종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빵과 커피도 오름세가 지속됐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지난 1일부터 데일리우유식빵 제품을 기존 3500원에서 3600원으로 올렸다. 또 단팥빵은 1800원에서 1900원, 낙엽소시지브레드는 2600원에서 2700원, 폭신폭신 모닝롤은 3600원에서 3700원으로 인상됐다.

SPC 파리바게뜨도 빵 96종과 케이크 25종 등의 가격을 평균 5.9% 올렸다.

캡슐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는 1일부터 에스프레소 3종과 이스피라치오네 이탈리아나 7종의 가격을 기존 699원에서 720원으로 3% 인상했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도 4일 아이스 아메리카노(벤티) 가격을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올렸다.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경우 기존 2300원에서 2600원으로 13% 인상했다.

이 밖에 맥주 가격도 뛰었다.

롯데아사히맥주는 일본 맥주 아사히 가격을 이달부터 8~20% 인상했다. 아사히 수퍼드라이 캔맥주 350㎖는 3500원에서 4000원으로 14.3% 올랐으며, 500㎖는 4500원에서 4900원으로 8.9% 뛰었다.

이러한 식품기업들의 먹거리 가격 인상 배경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례로 농심은 라면 원가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팜유와 전분류, 스프원료 등의 구매비용이 증가했고 평균환율과 인건비 등 제반 비용 역시 상승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농심(별도기준)의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계속 하락해 지난해 4분기 1.7%에 그쳤다.

농심 관계자는 “그동안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원가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며 인상 압박을 견뎌 왔으나 원재료비와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가격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경영 여건이 더 악화하기 전에 시급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라면업계 1위 농심이 가격을 올리면서 오뚜기와 삼양식품 등 다른 회사도 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한 라면업체 관계자는 “팜유와 전분류 등 라면 생산에 활용되는 원재룟값이 뛰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인상 계획이 없지만 상황을 지켜보며 제품가 인상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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