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 경영권 분쟁이 부자 간 법정 공방과 남매 간 대립으로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이하 달튼)가 판세를 가를 핵심 변수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163_690404_1842.jpg)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이 부자 간 법정 공방과 남매 간 대립으로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계 행동주의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이하 달튼)가 판세를 가를 핵심 변수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장녀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의 손을 들어준 반면,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은 달튼과 손잡으며 외부 세력을 그룹 의사결정 구조 안으로 끌어들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달튼코리아 임성윤 대표와 같은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 출신이라는 점이 단순한 투자 관계를 넘어 전략적 공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달튼의 존재로 인해 이번 분쟁은 단순한 가족 내 갈등을 넘어 지배구조 재편과 핵심 계열사 매각 가능성까지 내포한 복합 전선으로 확장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99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설립된 달튼은 일본과 아시아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투자해온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다. 현재 운용자산 규모는 약 6조원(2024년 말 기준)이며, LA·뉴욕·도쿄·홍콩 등 주요 도시에 지사를 두고 있다.
달튼은 지난 2024년 2월 한국법인 ‘달튼코리아’를 설립하며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했으며, 첫 타깃으로 콜마홀딩스를 선택했다. 당시 콜마홀딩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7배로, 기업가치 대비 시장 저평가 상태였던 점에 주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확보 이후 달튼은 같은 해 3월 보유 지분을 5.01%에서 5.69%로 늘리며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했다. 이어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 부회장의 추천으로 임성윤 달튼코리아 공동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해 이사회 진입에도 성공했다. 달튼의 영향력이 단번에 부각된 순간인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가 국내 화장품 대형기업 지주사 이사회에 합류한 사례가 드문 데다, 두 사람이 베인앤드컴퍼니에서 함께 경력을 쌓은 점을 들어 업계는 이번 이사회 합류가 단순 우연이 아닌 사전 교감과 전략 공유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도 본다.
향후 달튼이 콜마그룹에서 단순한 투자자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에 개입할 가능성이 짙다는 점은 그간 일본에서 보였던 공격적 주주제안 행보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최근 달튼은 오사카 본사의 대형 제과업체 에자키 글리코에 대해 △자본 효율성 명문화 △270억 엔 규모 자사주 매입 △양도제한부주식(RSU) 확대를 요구하며 경영 효율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동시에 압박했다.
콜마그룹 분쟁의 본질이 경영 철학 충돌에 있는 만큼, 콜마 오너일가는 달튼의 합류를 두고도 서로 간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윤 부회장은 AI·디지털 기반의 미래 전략을 강조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해왔다. 반면 윤 회장은 품질 중심의 보수적 경영 기조를 유지해왔다. 달튼의 합류가 윤 부회장 측의 우호 지분 확보뿐 아니라, 기업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한 구조 개편의 명분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 온 셈이다.
여기서 윤여원 콜마BNH 대표 측은 달튼의 참여를 ‘콜마BNH 매각 사전 작업’으로 해석한다. 실제로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된 고위층 회의록에는 윤 부회장이 “콜마BNH를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그룹 구조를 바꾸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는 발언을 한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
윤 대표 측은 윤 부회장과 달튼코리아 임성윤 대표, 그리고 콜마BNH 사내이사 후보로 거론된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이 모두 함께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 출신이라는 인적 네트워크도 지배구조 재편 및 자사 매각 작업 전초전이란 주장의 추가 근거로 삼고 있다.
실제로 해외 재계에선 행동주의 펀드가 이사회에 진입해 주요 사업부 매각을 성사시킨 사례가 적지 않다. 제너럴 일렉트릭(GE)에 진입했던 트라이언 펀드 매니지먼트가 대표적이다. 만약 달튼이 유사한 전략을 콜마그룹에 적용할 경우 콜마BNH 매각 작업도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다.
달튼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업계 평가는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달튼의 개입을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필수 쇄신’으로 보지만, 장기 투자자들은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한 구조조정’ 가능성에 우려를 표한다. 해외에서도 무리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달튼은 지분율, 이사회 참여, 그리고 경영권 영향력 행사 의지를 모두 확보한 상태다. 윤 부회장에게 달튼은 분명한 우군이지만, 향후 전략이 단기 차익 실현인지 장기적 가치 제고인지에 따라 콜마그룹의 미래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며 “어떻게 보면 분쟁의 향방은 이제 가족 간 합의가 아닌 행동주의 펀드의 선택에도 상당 부분 달린 셈”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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