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출처=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출처=대한상공회의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인공지능(AI) 시대,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등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을 감안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챗GPT 개발사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인공지능(AI) 협력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오픈AI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비공개 워크숍 '빌더 랩' 행사에 앞서 올트먼 CEO와 회동했다. 

이날 면담에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등도 동석했다.

최 회장과 올트먼 CEO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반도체 분야와 AI 비서 서비스 협력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한 것으로 점쳐진다.

이어 최 회장은 오는 21~2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참석차 미국을 찾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미국행으로, 알려진 일정상 4대 그룹 총수 중에서는 첫 워싱턴DC 방문이다.

TPD는 최종현학술원이 2021년부터 열고 있는 행사로,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TPD는 한·미·일 3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 태평양과 동북아 지역의 각종 현안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다. 

일각에서는 이번 최 회장의 방문이 미국과의 경제적 협력 강화와 함께 SK그룹의 글로벌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과도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은 반도체·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 내 배터리 및 반도체 생산 거점을 확장하는 등 투자도 적극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TPD를 계기로 미국 정부 및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SK그룹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출처=삼성]
[출처=삼성]

전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트먼 CEO와 회동을 앞두고 있다.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첫 공식 행보인 셈이다.

이 회장이 직접 면담하는 만큼, 한종희·전영현 부회장 등 경영진도 함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 회장은 올트먼 CEO와 AI 분야 협력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점쳐진다.

올트먼 CEO는 앞서 지난해 1월 방한 시에는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아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경계현 당시 DS 부문장(사장)을 비롯한 사업부장들과 만났고 이후 삼성 서초사옥을 방문, 경영진과 만찬을 가진 바 있다.

최근 올트먼 CEO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을 대신할 AI 전용 단말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삼성전자와 해당 제품 제조에 대한 협력도 이뤄질지 도 관심사다.  

또 삼성전자의 HBM 공급에 대한 협력 방안 모색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새해부터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핵심인 자동차 사업이 큰 불확실성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앞서 정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는 결단을 내렸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금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양자 회동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 원의 국내 투자도 단행하기로 했다. 위기일수록 오히려 미래 사업 기회를 창출할 기반을 닦아야 한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AI 혁신 가속화, 미·중 갈등 심화, 보호무역주의 부활 가능성 등 대외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그룹들은 신속한 대응 전략을 마련 중"이라며 "재계 각 총수들은 이에 맞춰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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