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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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금융권의 매각을 추진 PF사업장 내역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플랫폼이 개설되며 PF 정상화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 뿐 아니라 다양한 공매물건이 함께 공개됐던 기존 시스템과 달리 매각을 추진 중인 PF 사업장만 따로 모아 공개함에 따라 잠재 매수자들은 보다 효율적으로 물건을 검색하고 심속하게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일 9개 업권별 금융협회 홈페이지에 매각 추진 사업장 현황 리스트(공개대상 사업장 전수)를 제공하는 ‘정보공개 플랫폼’이 개설됐다.

플랫폼에는 △사업장 소재지 △상세주소 △면적 △용도지역 △사업용도 등 일반정보를 비롯해 △감정가액 △경공매 진행경과(차수별 일자 및 입찰가 등) △수의계약 가능 여부 △인허가 여부 △인허가 번호 △공개공고문 등 세부정보가 공개된다.

아울러 신탁사, 대리금융기관 담당자 연락처 등 투자 검토에 필요한 주요 정보가 공시되며 잠재 매수자는 정보공개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조건에 맞춰 매각 대상 사업장을 검색할 수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PF 사업성 평가 결과 9월 기준 전 금융권의 총 PF 익스포져(위험노출액) 210조4000억원 중 연체, 연체유예 또는 만기연장 3회 이상인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져는 2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국은 금융회사에 유의 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한 정리(경공매, 상각 등) 및 재구조화 계획 수립을 지시했고, 정리대상으로 확정된 사업장은 20조9000억원이다.

이 중 10월 말 기준 21.4%에 해당하는 4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장이 정리·재구조화 이행을 완료했으나 이후 대내외 시장 요인 등으로 사업장 정리 속도가 다소 둔화되며 지난달 16일 기준 이행률은 연말 목표대비 81.4%였다.

이에 금융당국은  PF 정리 재구조화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약 10여 차례에 걸쳐 업계 간담회를 열고 방안을 고민했고, 그 결과 이번 플랫폼 개설에 뜻을 모았다.

기존 온비드 시스템의 경우부동산 뿐 아니라 다양한 공매물건이 혼재돼 있어 원매자들이 사업장 검색에 용이하지 못하다는 업계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매각 추진 사업장 현황 리스트는 경·공매 대상 사업장 중 소송 진행 중이거나 경·공매일정 미확정 사업장을 제외한 195개 사업장(3조1000억원)이며, 추후 공매 일정이 확정되는 사업장 등을 추가 반영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플랫폼 개설과 함께 이날 전 금융권 1차 PF사업장 합동 매각설명회도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시공능력 100위 이내 중견 건설사 26개 및 다수의 시행사 등을 포함해 약 200여명의 부동산개발업체 관계자가 참여했으며, 협회별로 마련된 부스에서 구체적인 매물 정보에 대한 추가 설명도 진행됐다.

또한 은행 측 관계자들도 같이 참석해 잠재 매수자가 필요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신디케이트론 지원요건 등을 안내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정보공개 플랫폼’ 구축을 통해 매도자(Sell-side)와 매수자(Buy-side)를 긴밀히 연결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정보 비대칭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장의 눈높이에 맞는 적정 조건에 매매가 활성화되도록 유도하고, 매각 사업장의 사업 추진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보공개 플랫폼 구축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개별 금융회사가 한정된 매수자를 통해 사업장 매각을 추진함에 따라 사업장 정리가 지연되고 있는 측면이 있음을 언급했다.

오 회장은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매수자에게 사업장 정보를 노출시켜 정리가 촉진되고 이를 통해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개선되면 신규 PF대출 공급도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건설업계도 손쉽게 매입가능 사업장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신디케이트론 등 금융조달 방안도 제시돼 업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정원주 대한주택건설협회장 및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은 “이같은 PF사업장 정리, 신규자금 공급 노력은 어려움에 처한 건설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과 업권별 금융협회는 ‘정보공개 플랫폼’을 매월 업데이트해 경·공매를 통한 PF사업장의 정리 이행을 지원·독려하는 한편 향후 PF정리 실적이 미진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건전성 제고를 위한 충당금 추가적립 등을 지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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