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황 침체로 장기간 우울감에 빠졌던 건설업계가 오랜만에 웃었다. 다수 건설사들이 새해들어 잇따라 수주 낭보를 전하고 있다. 건설업 종사자들은 "마치 가뭄 속 단비와 같은 달콤함을 느낀다"며 "수주 호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2024 시공능력평가(시·평) 30위까지 기준 국내 건설사들의 올 1월 수주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2건)보다 4배 많은 8건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먼저 업계 맏형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은 새해가 시작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도시정비사업(도정사업) '1조 클럽'에 가입하는 쾌거를 알렸다.
삼성물산은 지난 20일 '한남4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최종 시공자로 선정됐다. 이 곳은 일명 노른자 땅이라 불리는 '대어' 사업지로, 공사 예정금액만 1조5695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과의 시공사 선정 경쟁에서 조합원 절반 이상의 표를 얻으며 시공권을 손에 쥐게 됐다.
시평 6위 GS건설은 대구, 부산, 서울 등 3곳에서 호재를 알리며 약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수주고를 채웠다. 이달 10일 대구 소재 '만촌3동 재개발사업(3929억원)'을 시작으로, 20일 부산 수영1구역 재개발정비사업(6374억원), 서울 중화5구역 공공재개발정비사업(6498억원) 등에 브랜드 '자이' 깃발을 꽂았다.
시평 7위 포스코이앤씨와 시평 8위 롯데건설도 마수걸이 수주 성공으로 미소를 지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1일 '서울 광진구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 공사'의 시공자로 선정됐다. 상록타워아파트는 올해로 28년(준공·1997년)이 지난 국내 최초의 철골조 아파트다. 포스코이앤씨는 상록타워아파트 수주를 시작으로 상승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같은 날 롯데건설은 '서울 신용산북측1구역 재개발 사업' 최종 시공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지의 공사비는 3522억원 규모로, 이번 개발을 통해 연면적 11만5622㎡, 지하 7층~지상 38층, 3개 동, 324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이 새롭게 조성된다.

중견건설사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중견사 대표 기업 계룡건설(17위)은 전날 서울 송파구 '송파 창의혁신 공공주택 건설사업' 수주 소식을 공시했다. 공사비는 2023년 계룡건설 매출액의 8.07%에 달하는 2402억원 규모다.
26위 쌍용건설은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쌍용건설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금융센터지역 ‘이머시브 타워(IMMERSIVE TOWER)’ 오피스 공사를 단독 시공으로 수주했다. 공사비는 약 3200억원 규모다.
이 공사는 지하 3층, 지상 36층, 연면적 11만4474㎡의 최고급 오피스 타워 1개동을 신축하는 공사로, 세계적 친환경 건축물 기준 최고 등급인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Platinum이 적용될 계획이다.
앞서 쌍용건설은 작년 2월에도 두바이에서 고급 레지던스 공사 2건을 동시에 수주하며 낭보를 알린바 있다. 두바이의 새로운 주거 중심지인 크릭 하버 지역에 고급 레지던스 빌딩 '크릭 워터스(Creek Waters) 1'과 '크릭 워터스 2'를 건설하는 프로젝트가 여기에 해당된다.
주요 건설사들이 업황 불황 속에서도 호재를 알리자, 건설업 종사자들은 지금의 기쁨이 계속되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업 한 관계자는 "건설업계에 이례적인 한파가 찾아오면서 건설사들은 최근 몇 해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어려운 길을 걷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새해를 맞아 건설사들이 잇따른 수주 소식을 알리고 있어, 동종 업계로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는 건설사들이 노른자 땅이더라도 낮은 공사비 탓에 입찰에 나서지 않았던 사업지가 많았다. 반면 올해는 건설사의 입찰 사례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쉽게 말해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조합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적정한 공사비가 측정된다면 시공사들도 잃어버린 동력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 호반문화재단, 창작공간 지원사업 ‘H아트랩’ 3기 작가 5명 선정
- 서울 아파트값, 4주 연속 보합...전국 낙폭은 확대
- [Constr. & Now] 건설연, 2024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시상식 참석 등
- 지속되는 거래 침체…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7개월 만에 하락전환
- [ESG 경영] 호반건설 등 호반그룹 임직원 기부금 10억원 돌파
- 대출규제에 계엄 여파까지…서울 주택매매 소비심리 5달째 하락
- 건설업계, 상반기 2.6조 회사채 만기도래...리파이낸싱 여부 '촉각'
- HDC현대산업개발, 지난해 영업익 1846억…전년比 5.5%↓
- HDC현산, 작년 매출 증가 불구 영업익 감소
- 3살된 중대재해법...현장 체감온도는?
- 부산롯데타워 설계변경 마무리 단계…지상부 공사 가속도
- 작년 서울 아파트 낙찰률 9개월 만에 40%대로 추락
- 작년 서울 아파트 분양가, 평당 900만원 상승 '역대 최고'
- GS건설, 지난해 영업익 2862억 '흑전'…수주 20조 '역대 최대'
- 기저효과에 가려진 'GS건설 허윤홍式 원가혁신'
- '더 플래티넘 스카이헤론’ 분양...평택역 천지개벽을 이끌다
- 선별 수주 덕에…중견건설사들 그나마 '실적 숨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