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본사 사옥 [제공=한미약품]](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3510_654910_3646.jpg)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있어서 선도적이란 평가를 받던 한미약품이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ESG 평가 지수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3인 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은 정관 변경을 통한 이사회 확대와 신규 이사 선임을 통한 경영권 확보에 나선다.
이날 안건으로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건 △신동국 회장·임주현 부회장 2인의 이사 선임 건이 상정돼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를 앞두고 3인 연합과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고소 고발전을 이어가면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역시 불투명한 운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한미사이언스는 3인 연합과 이들로부터 의결권 권유업무를 위임받아 대행하는 업체 대표 등을 위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한 바 있다. 한미약품이 이사회 결의나 승인 없이 송 회장 등의 결정으로 가현문화재단에 3년간 약 120억원의 기부금을 제공해 회사와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또 18일에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포함한 그룹사 고위임원 4명과 라데팡스파트너스 김남규 대표 등 총 5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횡령·배임)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하는 등 임시 주총을 앞두고 지리한 법정 다툼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경영권 분쟁으로 한미약품이 그간 추진해왔던 ESG경영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올해 ESG경영 평가에서 한미약품은 통합 B등급을 받아 전년(B+) 대비 한 단계 낮아졌는데, 이는 사회 부문에서 한 단계 상승한 A+(매우 우수)를 받았음에도 지배구조 부문에서 최하점에 가까운 C(취약)등급을 받으면서 종합 평점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5월 자체적으로 발간한 ‘2023-24 ESG보고서’를 통해 ‘주주 가치 제고 및 권익 보호를 위해 투명성, 건전성, 독립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당사의 지속 가능한 경영과 조직문화를 갖춰나가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실상은 이와 달리 오너의 경영권 분쟁으로 지속적인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 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한미약품의 경우 전문경영인 중심의 독자 경영을 강조해 왔는데, 최근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이후 박 대표가 전무로 갑자기 강등되는 등 독자 경영체제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지배구조에 대한 리스크가 더욱 부각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ESG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위원회를 만들었고, 2018년에도 제약업계에선 선도적으로 CSR보고서를 발간했으며, 2019년에는 환경안전보건 경영을 위한 ‘hEHS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ESG경영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ESG 통합 등급에서 국내 제약기업 최고 수준인 A등급(환경 B+, 사회 A+, 지배구조 A)을 받는 등 한미약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2021년 통합 A등급을 받은 이후 2022~23년 B+로 하락했고, 올해는 이보다 더 낮아진 B등급을 받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이 그간 제약사들의 ESG경영에 선두주자 역할을 해왔는데, 이번 사태로 그간 쌓아온 모범 사례가 급격히 무너져 내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국내 ESG경영이 활성화되는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하던 곳으로 당시 제약사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등 우수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경영권 분쟁이 대두되면서 그간 공들인 ESG경영에도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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