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동아ST, 종근당, 한미약품, 동국제약, HK이노엔 사옥. [제공=각사]
셀트리온, 동아ST, 종근당, 한미약품, 동국제약, HK이노엔 사옥. [제공=각사]

연말을 맞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주주 친화 정책을 내걸며 배당에 속속 나서고 있다. 올해는 의정 갈등과 글로벌 경기 침체, 고환율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수익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나서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보통주 1주당 750원의 현금과 함께 0.05주의 주식을 지급하는 결산배당에 나선다. 현금 배당 총액은 약 1537억원, 배당 주식 수는 약 1025만 주로 산정됐다.

이와 함께 계열사인 셀트리온제약도 주당 0.05주의 주식배당을 결정했다. 셀트리온그룹이 이처럼 배당에 나선 배경은 지속적인 실적 상승에 따라 주주들과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특히 현금 배당을 확대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투자 후 이익의 약 30%까지 현금 배당 비율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셀트리온은 주주 친화 정책 강화를 위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약 4300억원의 자사주를 취득했으며, 두 차례에 걸쳐 약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완료했다.

마찬가지로 비씨월드제약도 1주당 100원의 현금과 함께 5년 만에 0.1주의 주식배당도 진행한다. 특히 비씨월드제약 최대주주 홍성한 대표이사는 3년 연속 현금 무배당을 결정했다. 이외에도 진양제약은 배당으로 1주당 150원을, 인트론바이오는 주당 100원, 앨앤씨바이오는 주당 50원, 원바이오젠은 주당 2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현재 배당 규모 등을 정하진 않았지만, 12월 31일을 기준으로 ‘현금·현물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 결정’을 내린 곳은 한미약품, 종근당, GC녹십자, 동국제약, 부광약품 등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에스티(ST)와 HK이노엔의 경우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개정을 통해 이사회 결의로 배당기준일을 설정할 수 있도록 변경함에 따라 12월 31일 결산기일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이사회에서 정하는 날로부터 2주 전 공시한 후 결산 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주주친화 정책을 위해 배당 외에 다른 방안을 도입하는 곳도 늘고 있다. HLB테라퓨틱스는 1주당 0.05주의 무상증자를 실시하며,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휴온스는 30억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했고, JW중외제약은 50억원 규모의 자사주 21만3676주를 장내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이번 결산배당과 관련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강조한 부분은 기업가치의 상승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신약개발 성과 등 성장동력 확보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현재 기업 가치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된다”며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으로 주주들과의 동반성장을 견인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비씨월드제약 관계자 역시 “현재의 주가수준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여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 실적이 좋은 기업들은 결산배당에 나설 수 있겠지만, 실적이 저조한 곳들은 올해는 그냥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기업들의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원가율 상승 등으로 이익이 감소하는 곳들이 늘었다”면서 “주주 친화 정책을 위해 배당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추세지만, 중소 제약사들은 실적 감소로 인해 배당금을 줄이거나 내년을 기약하는 곳들도 더러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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