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최고경영자(CEO)들이 당장의 보험계약마진(CSM)을 높이는데 주력해온 반면 금융당국은 건전성 지표인 킥스를 기반으로 보험사 경영 우열을 판가름한다. 이에 더해 당국이 보험사 사업비 지출 현황까지 상시 감독하기로 해 보험사의 경영 문법이 달라질 전망이다.[EBN 자료 사진]](https://cdn.ebn.co.kr/news/photo/202501/1648600_660857_5341.jpg)
보험 최고경영자(CEO)들이 당장의 보험계약마진(CSM)을 높이는데 주력해온 반면 금융당국은 건전성 지표인 킥스를 기반으로 보험사 경영 우열을 판가름한다.
이에 더해 당국이 보험사 사업비 지출 현황까지 상시 감독하기로 해 보험사의 경영 문법이 달라질 전망이다. 보험사 주주 역시 배당과 직결된 당기순이익만 보기보다 장기적으로 건전 경영할 수 있는 회사 체력에 관심을 돌려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보험사에게 매달 제출받는 업무보고서에 사업비 수지차를 새로 넣기로 했다. 수지 차는 보험사 현금흐름을 볼 수 있는 지표로 수익과 비용과의 차이를 말한다. 사업비 수지차를 보고받는다는 것은 보험사가 매달 사업비를 얼마나 쓰고 관련 수익을 얼마나 냈는지 살펴보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12월 말 업무보고부터 적용했다.

이같은 감독 강화는 보험사들의 과당 경쟁이 심해져서다. 보험사의 사업비는 보험사들이 설계사에게 제공하는 판매수당이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한다. 이밖에 신계약비, 계약 유지비, 온오프라인 마케팅 비용 등도 들어간다.
하지만 규정상 기준이 명확하기 않아 보험사들이 사업비를 기초서류에 정한 금액보다 큰 비용을 쓰면서 설계사 리크루팅과 상품 홍보에 비용 경쟁에 열을 올렸다. 여기에 더해 법인보험대리점(GA)의 영향력 증대로 GA채널 확보를 위한 모집수수료 경쟁도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새 회계제도인 IFRS17 시행으로 사업비 상각기간이 기존 7년에서 전(全) 보험기간으로 확대됨에 따라 사업비 규모 책정이 희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사업비 집행 경쟁은 더욱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2023년 사업비 집행액은 39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4% 늘었다. 사업비 증가액 중 GA 등 판매채널에 미리 지급되는 신계약비 증가액이 74%대에 육박한다. 2024년 사업비 증가폭은 2023년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이같은 경쟁 구도가 보험사 건전성을 저해하게 될 것으로 우려한다. 이에 금감원은 사업비 집행 관련 규정을 밝혀 사업비 과다 집행시 실질적인 제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 경쟁 양상이 계속될 경우 보험사 건전성 악화뿐 아니라 신계약 판매 과열에 따른 불완전판매를 비롯해 결과적으로 보험료 인상을 부추겨 소비자에게 비용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 보험사는 새 회계제도 도입 영향으로 CSM 중심의 경영에 집중해왔는데 금융당국이 지급여력(K-ICS)비율을 건전성 대표 수치로 보고 있는 만큼 보험사의 K-ICS비율 관리 기조도 커질 전망이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보험사 지급여력비율(K-ICS)은 218.3%로 전분기(217.3%) 대비 1.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 상승은 경과조치 후 K-ICS 요구자본보다 가용자본이 더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이는 경과조치를 적용한 결과다.
경과조치란 신지급여력비율인 K-ICS 도입으로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할 것을 감안해 K-ICS 비율이 안정적인 수준에 이를 때까지 신규위험액 측정 등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연착륙 조치다.
이 기간 생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211.7%로 전분기 대비 0.9%포인트 하락한 반면 손보사는 227.1%로 전분기 대비 3.1%포인트 늘었다. 경과조치 후 K-ICS 가용자본은 258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5000억원 감소했다. 경과조치 후 K-ICS 요구자본은 118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2000억원 줄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험사들은이 올해 들어 재무건전성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재무건전성 강화 기조와 함께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보험사 K-ICS 가용자본은 감소한 반면 요구자본은 증가해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p 인하될 경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K-ICS비율은 각각 25%p, 30%p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감원의 K-ICS비율 관리 감독 기조는 점차 커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보험사의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비율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 증대되고 있는 만큼 취약 보험사 중심으로 충분한 지급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철저히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보험사 자본성 증권 발행도 늘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은 8조3250억원의 자본증권을 발행해 연간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2조9540억원 대비 2.8배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을 앞두고 자본증권 발행이 증가했던 2022년의 4조5899억원에 비해서도 크게 늘어난 수치다.
특히 보험업계는 그동안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로 마진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보장성보험 판매는 IFRS17 아래에서 보험계약마진을 높여 결과적으로 이익을 키운다.
문제는 CSM 중심 경영의 반작용이다. 장기 보장성보험에서 이익을 얻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다른 곳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손해율 높은 상품의 역마진과 투자영업손실이 커진 상태다. 이 때문에 보험사 주주 입장에서 보험계약마진 중심의 경영은 단기 이익만을 꾀하는 결과를 낳는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계약마진 중심으로 판매에만 열을 올리다 보니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고 이익을 깎아 먹는 상품이 실적 곳곳에 지뢰처럼 숨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계약마진은 단편적인 수치만 말하기 때문에 높은 실적이 건강한 경영을 가능케 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전속 설계사 조직이나 대형 GA의 실적도 건전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롯데손보 등 일부 중소 보험사들이 보험계약마진 중심 경영에서 장기 건전성 중심(K-ICS비율 관리)의 경영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 등 삼성 보험사와 금융지주들이 현재로선 자본력이 가장 크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메리츠화재도 이미 건전성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중소형 보험사의 단기 실적 기조가 가장 우려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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