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펙수클루, 엔블로, 라투다, 엑스코프리. [제공=각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펙수클루, 엔블로, 라투다, 엑스코프리. [제공=각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작년 실적 개선 소식을 속속 전하고 있다. 대부분 신약을 통해 일군 성과였는데, 향후 신약 개발이나 도입 등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작년 개별기준 매출액 1조2654억원, 영업이익 163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갱신했다.

대웅제약의 이 같은 실적은 전문의약품 부문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인데, 작년에만 86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천연형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연간 매출 186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7% 성장한 점이 주효했다.

여기에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 계열 소화성궤양용제 ‘펙수클루’와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의 성장도 매출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는 지난해 국내에서 97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76.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 역시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100억원을 넘어서며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 억제제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마찬가지로 OCI그룹 계열사인 부광약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601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지난 2022년 첫 적자를 기록한 이후 3년만의 흑자전환이다.

부광약품 측은 영업이익 흑자전환의 배경에 대해 "작년 8월 출시한 항정신병 신약 ‘라투다’가 매출을 빠르게 실현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라투다는 일본 스미토모 파마가 개발한 비정형 향정신병약물로 지난 2017년 부광약품이 국내 독점 개발 및 판권을 획득한 의약품이다.

이외에도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SK바이오팜도 자사 신약인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의 성장이 주효했다. SK바이오팜은 작년 연결기준 매출 5476억원, 영업이익 963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54.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영업손실 375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에 대해 SK바이오팜 측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성장세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바탕으로 마일스톤과 같은 일회성 매출의 도움 없이 세노바메이트 단일 매출로만 이룬 쾌거”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신약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기업의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는데, 신약의 경우 상대적으로 기존 의약품 대비 효과나 안전성이 뛰어나고,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제품인 만큼 차별화된 기전으로 시장 경쟁력에서 강점이 있다.

더군다나 신약은 특허를 통해 평균 20년간 보호를 받아 독점 판매가 가능해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율을 챙길 수 있다. 또한 제약사 간 경쟁도 피할 수 있어 광고선전비나 지급수수료 지출에서도 이점이 많다.

결국 기존 의약품 시장에서 차별화된 신약 도입을 통해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서 향후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이나 도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의료대란 등 영향으로 전문의약품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는데, 해외 수출 등 꾸준한 판매망 확대로 실적개선에 나선 곳들이 늘은 것 같다”며 “올해도 신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자체 신약이 부족한 곳들은 해외 제약사의 신약을 도입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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