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수출하는 바이오의약품 이미지.[출처=EBN AI 그래픽 ]
미국에 수출하는 바이오의약품 이미지.[출처=EBN AI 그래픽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의약품에 관세 부과 계획을 예고한 이후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도 국내 다수 제약사들은 비교적 평온한 모습으로, 사실상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기업들이 더 많은 만큼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자 회견에서 수입 의약품 관세와 관련해 “25%의 관세율이 적용되며, 향후 관세는 1년에 걸쳐 더 인상될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셀트리온, SK바이오팜 등이 미국 관세 대응책을 발표하며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셀트리온은 올해 미국 시장 판매 예정 제품에 대해 약 9개월분의 재고를 확보했으며, 의약품 관세 부과 여부와 상관없이 올해 미국 내 판매분에 대해서는 그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 역시 기존 공급망에 더해 미국 내 추가 생산 시설 확보를 수년 전부터 추진해왔으며, 이를 통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정책 변화와 관세 문제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시밀러(생물 의약품)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진 않았지만, 미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여러 대응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는데, 이는 바이오산업 특성상 미국 등 해외시장이 주력인 만큼 수출에 있어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의약품 규모는 39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억6000만 달러가 증가했다. 이 중 바이오 의약품의 수출 규모는 37억4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94.2%를 차지했다.

반면 국내 전통 제약사들 가운데 신약을 수출한 유한양행, 한미약품, GC녹십자, 대웅제약 등 미국 시장에 진출한 몇 곳을 제외하면 대다수는 내수 시장 위주로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더군다나 비소세포폐암 신약인 ‘렉라자’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유한양행의 경우 기술 수출을 통해 판매에 나선 만큼 존슨엔존슨의 자회사인 얀센이 미국 내 생산과 유통을 책임지고 있어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의 관세 정책이 실현되면 원료의약품의 원가 상승에 따른 부담은 있을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미국에서 제조되는 원료의약품의 약 30%는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관세 부과가 실제 진행될 경우 원료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합성의약품이 주력인 전통 제약사의 경우 아시아권이나 내수 위주의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만큼 미국과의 관계가 크지 않아 관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미중 관계에 있어서 미국이 수입 의약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에서도 보복 조치로 원료에 대해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원료 수입국을 보면 인도와 중국 등이 70%를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이런 영향이 더 클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원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비용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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