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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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내외에서 활발한 행보를 잇고 있다.

이 회장은 중국·일본을 차례로 방문하며 글로벌 경영에 드라이브를, 최 회장은 국내에서 미래 세대를 만나 중국의 AI·제조업 굴기와 관련 위기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28일 중국 출장에서 귀국한 지 닷새 만인 지난 2일, 다시 일본으로 출국하며 글로벌 경영 행보를 잇고 있다.

이번 일본 방문은 삼성의 전통적인 연례 일정 중 하나다. 일본은 회계연도가 3월 31일에 종료되고 4월부터 CEO 인사가 단행되는 만큼, 삼성은 이 시기에 맞춰 일본 주요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왔다. 이 회장은 선대 이건희 회장이 주재해온 일본 협력사 모임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를 이어 받아, 2023년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관련 행사를 직접 주관하기도 했다.

재계는 이번 방문이 단순한 연례 행사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이 최근 중국에서 샤오미의 전기차 공장과 BYD 본사를 찾았던 점, 지난해 회장 취임 2주년에는 도요타 아키오 회장을 만났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분야 협력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의 회동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서울에서 손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함께 인공지능(AI)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세 사람은 약 5000억 달러(한화 약 700조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와 관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파운드리 부문에서 핵심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일본 방문은 손 회장을 향한 답방 성격일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는 만큼, 향후 어떤 결과물이 도출될지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 왼쪽 두 번째)이 2일 카이스트 대전 본원에서 열린 ‘미래 세대와의 AI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 왼쪽 두 번째)이 2일 카이스트 대전 본원에서 열린 ‘미래 세대와의 AI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대한상의]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미래세대를 만나, 중국의 AI·제조업 굴기에 대한 강한 위기감을 드러내며 근원적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KI빌딩 서남표 퓨전홀에서 열린 '미래세대와의 AI 토크콘서트'에서 "지금 중국은 AI도, 제조업도 우리를 앞서는 형태로 가고 있다"며 "제조의 스케일도 크고 AI, 로봇에 대한 인풋도 엄청나고, 엔지니어도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카이스트 출신의 AI 분야 창업자들, 청년 연구자들과 산업계와 학계의 리더들이 모여 AI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차원에서 열렸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의 기술 굴기를 두고 강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실제 중국은 AI, 로봇, 반도체 등 첨단 전략 산업에서 한국을 이미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풀링(모으는 것)"이라며 "모든 기업이 제조 데이터를 모으고 모든 솔루션을 한꺼번에 적용해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어서 제조의 경쟁력을 급격히 올리지 않으면 우리가 경쟁에서 뒤처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근본적인 경쟁력이 없으면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면서 "설사 지금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올리고 생산 공장을 한국이 아니라 다른 데 옮긴다고 해도 백그라운드 기술이 없으면 솔직히 다른 나라에 나가는 것도 할 수가 없다"며 근원적인 경쟁력부터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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