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제주항공]
[제공=제주항공]

국내 항공산업이 재편을 앞두고 변수를 만났다. 제주항공 참사다.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매출 순위, 인수합병, 운수권·'슬롯(항공기 이착륙 횟수)' 재분배 등 변화가 전망된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따른 통합 항공사 출범에 따른 운수권·슬롯 배분에 제주항공 참사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통합 항공사 출범에 따라 LCC의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중복 노선의 운수권·슬롯을 우선 재배분한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 통합 LCC로 재탄생하는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은 제외된다. 앞서 각각 미주노선과 유럽노선에 진입한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은 주요 노선 배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두 항공사의 노선 확보 경쟁이 예상됐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참사로 인해 노선 배분에서 불리한 위치다. 인명사고로 노선 배분에서 낮은 점수가 예상돼서다. 국토부 ‘운수권배분규칙’의 항공사 평가 점수는 총 110점이다. 이중 ‘안전성 점수’는 가장 높은 35점(32%)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재 여력 등을 고려했을 때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이번 운수권 배분과 관련해 주목받았다”며 “이번 제주항공 참사로 이스타항공이 유리한 상황이며, 수익성이 높은 노선을 주로 배분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항공에게 운수권·슬롯 재분배는 외형 성장의 기회였다. 매가 캐리어, 통합 LCC 출범을 앞두고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을 확보해 LCC 업계 1위를 사수하겠다는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제주항공의 타 항공사 인수합병도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제주항공이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인수합병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모펀드가 투자한 항공사에 대한 인수합병을 수면 밑에서 준비할 가능성은 커진다.

한편,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최대주주에 올라서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우선 오는 3월 티웨이항공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어 오는 6월에는 에어프레미아 잔여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어 대명소노의 항공업 진출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모두 대명소노그룹 계열사로 포함되면, 항공업계는 ‘통합 대형항공사(FSC)’와 중·단거리 중심의 ‘통합 LCC’, 장거리 중심의 ‘대명소노그룹 LCC’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매가 캐리어와 통합 LCC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노선 재분배, 인수합병 등 여러 움직임이 포착된다”며 “제주항공의 안정성 확보 노력에 따라 향후 업계의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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