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홈페이지 메인화면 갈무리. [제공=딥시크 홈페이지]
딥시크 홈페이지 메인화면 갈무리. [제공=딥시크 홈페이지]

최근 중국에서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딥시크’에 대한 민감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자 범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접근 차단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약·바이오 업계도 생성형 AI 활용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부는 내부 공지를 통해 딥시크에 대해 정보보안 등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접속을 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품 분야 주무 부처인 복지부에서 선제적으로 딥시크 차단에 나서자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이 업무용 PC에서 딥시크 접속을 차단하고 나섰다.

딥시크 차단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미국·호주·일본·유럽 등 각국에서도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이 가운데 미국은 연방의회가 직접 나서 미 정부 기관 기기에서 딥시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딥시크 사용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는 데는 민감한 사용자 정보가 중국 정부에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딥시크는 ‘개인정보 보호 약관’으로 AI 모델 학습 등을 위해 이용자들이 입력한 키보드 패턴, 오디오, 파일, 채팅 기록과 다른 콘텐츠를 수집하고, 회사 재량에 따라 해당 정보를 법 집행기관 및 공공 기관과 공유할 수 있다고 명시해 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중요 민감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생성형 AI에 대해 더욱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등은 이미 챗GPT 등 생성형 AI에 대한 사용을 원천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삼성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은 정보보안 유출 위험성 등을 고려해 챗GPT 등 AI 관련 사이트를 차단 중이며 딥시크 역시 출시 후 즉시 차단 조치했다.

셀트리온은 딥시크를 포함한 AI 사용 방침과 관련해 사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으며, 유한양행도 보안을 이유로 챗GPT나 딥시크 등 생성형 AI를 사내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신약 개발이 주요 사업인 제약사들의 경우 자신들이 개발중인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정보가 유출될 경우 사업 자체가 불발될 수 있어 더욱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에 바이오시밀러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사업 파이프라인을 공유할 때도 보안을 이유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내용은 비공개로 하고 있다.

다만 제약·바이오 업계가 AI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정보보안 유출 우려가 없는 한도 내에서는 AI 활용이 여전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미국 등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큰 상황에서 AI 등을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의료플랫폼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 비용 중 3분의 1이상이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 사용되는데, AI 기술을 활용할 경우 개발 기간을 단축 시킬 수 있어 비용 절감에도 효과적일 수 있어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지난해 AI 신약 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유한양행, 대웅제약, 한미약품, 휴온스 등 제약사와 대학병원 등 20개 기관과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인 ‘K-멜로디(MELLODDY)’ 사업을 추진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생성형 AI에는 데이터 수집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는데, 회사 내 중요 정보까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신약 개발을 위해 AI가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자체적인 AI 기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있지만, 외부의 플랫폼을 이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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