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일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평소처럼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출처= 금융감독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2562_665215_3154.jpg)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일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평소처럼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이날 이 원장은 “선진적 주주 소통문화를 가진 현대차는 훌륭하다”, "(글로벌 주요 상장기업들은) 주주 니즈(요구 사항)’를 소통을 통하는 트랜드들이 형성됐다", "기업의 물적분할·합병 등 경영 과정에서 일반 소액 주주들의 권익이 훼손되어선 안 된다", "그 사업이 왜 필요한지, 구조조정은 왜 필요한지 충분히 사전에 주주와 소통해야 한다"면서 기업이 새롭게 깨어난 방식으로 주주와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6월 임기를 만료한 뒤 새 행보를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25년 공직생활을 했으니 민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지 고민 하겠다"고 했다. 이어 ‘어디어디 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것 같으니 말을 아껴 퇴임식 때 기자분께 뭘 하면 좋을지 묻겠다”고 에둘러 말했다.
이 원장의 행보를 두고 그간 시장에서는 국회의원행설, 대통령실로의 이동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설 등 여러 추측들이 나돌았다. 모두 공직이다.
허나 이 원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원장은 원래부터 민간 시장 움직임에 관심이 많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그와 2년 이상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일한 A씨는 "이 원장은 다이나믹한 시장 상황에 관심이 많다"면서 "그래서인지 민간 금융사 대표와 임원들과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들으셨다"고 밝혔다.
이 원장이 민간으로 가고 싶다한 만큼 기자는 그의 거취를 이래저래 추측해왔다.
마침 조우한 금융 관료B로부터 국내 기업 밸류업(value up·기업가치 제고)가 쉽지 않은 상황에 대해 털어놨다. 종합적인 이유다.
기업 자체의 경쟁력이 사라진 경우도 있고 한국 경제가 침체되고 소비가 냉각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정치 상황에 직격탄을 받는 경제 심리 등 다양한 이유들이 나왔다.
B는 "이런 시기에는 기업 경영 정상화에 도가 튼 사모운용펀드들이 나서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사모펀드가 적대적 인수합병의 주인공, 주주간의 분란을 만드는 말썽쟁이로 오해해선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건전하고 합리적인 사모펀드가 기업 경영에 참여해 밸류업 프로그램 등에 따라 나타난 주주 가치 개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사모펀드가 건강한 역할을 해낸다는 전제하에서다.
![이복현 원장이 그토록 강조한 기업 밸류업과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진 견제가 (건강한) 사모펀드의 내공 발현을 통해 가능해질 수 있다. [출처=EBN AI 그래픽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2562_665216_332.jpg)
변화무쌍한 사업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신사업 추진과 구사업 정리를 병행하며 일반적인 투자자의 시각에선 보이지 않는 숨겨진 경영 지뢰를 찾아낼 수 있다는 얘기다. 심지어 기업 내 핵심 인재 영입과 불필요한 인력 정리도 결단하는 게 사모펀드다.
또 적대적 M&A에 의해 경영진과 대주주가 능력이 변변치 못하면 지위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긴장감도 줄 수 있다.
이복현 원장이 그토록 강조한 기업 밸류업과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진 견제가 (건강한) 사모펀드의 내공 발현을 통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 관료는 사모펀드를 잘만 활용하면 ▲ 자본시장 밸류업 달성 ▲ 미래 성장동력 확보 ▲ 투자자 신뢰 제고(주주친화정책) ▲ 글로벌 경쟁력 강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자는 상상력을 더해 이 역할을 이복현 원장이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살펴보게 됐다. 이복현 원장은 규제 측면에서나 밸류업 면에서 일을 해봤고, 공직자 출신이라는 신뢰도를 겸비한 인물이다. 또 빠른 의사결정과 결단을 주저하지 않는다.
불황의 시대에 매일같이 수익 개선과 지배구조 및 규제 측면에서 전쟁을 치르는 게 민간이고, 기업이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과도한 규제가 성장과 혁신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낯설지 않다.
한국에서 사모펀드가 처음 출범한 지 20년이 흘렀다. 2023년 사모펀드업계는 줄줄이 빅딜을 성공해 국내 인수합병의 37%를 석권했다. 무려 136조 규모다. 시장에서 자본을 끌어오는 능력과 기업 역량을 키워내는 힘, 크고 작은 ‘밸류업’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가 사모펀드다.
대주주, 경영진이 똑똑치 못하고 사적 이익에 눈 멀 경우, 그 경영 내용을 정확히 짚어 문제제기 할 수 있는 결단이 밸류업의 시작이다. 기업이 사모펀드를 원치 않는다면 이사회라도 촘촘히 작동해야 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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