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오른쪽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 왼쪽 이재명·김경수 [출처=농협중앙회, 연합뉴스, EBN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0450_662867_3355.jpg)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신임 회장이 취임하면서 ‘차기대권 보험용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찬우 회장에 주어진 경영 과제가 산적한 한편 그가 학연·지연으로 얽힌 정치인과의 접점이 많다는 특징이 탄핵정국 속에서 묘한 해석을 불러들이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이찬우 회장은 4일 오전 취임 후 일정으로 서울 용산구 고객행복센터를 찾아 "고객 신뢰가 기본"이라며 "금융사고를 최소화하고 제로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공교롭게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024년 금융지주·은행 주요 검사결과'를 통해 NH농협은행의 부당대출이 649억원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의 부당대출 발표일에 취임 첫날을 맞이한 이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내부통제 강화를 역설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회장은 경력과 역량 측면에서 금융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로서 필요한 역량을 갖췄다는 게 농협의 설명이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에서 경제정책부터 실무업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업무 경험을 통해 금융과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판단력을 갖고 있다는 측면에서다.
이 회장은 1966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부산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기획재정부 미래사회정책국장과 경제정책국장, 기재부 차관보,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런 이력으로 금융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가 높고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하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금감원장 다음의 ‘넘버 2’로 꼽히는 자리다.
그러면서도 시장에서는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1년 미만(2021년10월~2022년7월) 수행한 이 회장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단 이 회장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정치권과 접점이 많다는 측면에서다.
![챗GPT가 농협금융그룹 회장 취임식을 상상해 그린 그림. [출처=EBN AI 그래픽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0450_662866_2950.jpg)
이 회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친문재인 인사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함께 경상남도청 경제혁신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김경수 전 도지사가 적극적으로 이 회장을 기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교롭게도 당시 이 회장의 형인 이용우 씨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기도 했다.
금융당국 출신 한 관계자는 "이찬우 회장이 윤석열 정부로 전환되면서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짧게 마친 만큼 모피아(금융·경제관료) 사이에서는 이 회장이 정권 교체기의 비운의 금융당국자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이 회장의 자리를 좀 더 챙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모피아에서) 작용한 것 같다"면서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전통적으로 모피아 출신이 맡아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경남도청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을 증액 받기 위해 기재부 출신 인사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면서 "그리고 나서 이후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당시 이찬우 수석부원장을 적극적으로 발탁했고 금융위원회와도 관계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회장이 부산 출신인 만큼 부산·경남권 지연관계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게다가 기재부를 거친 모피아는 경제전문가라는 인식이 있고 업무 관련상 정치권과 자주 접촉한다"고 해석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들 공통적으로는 '이 회장의 금감원 조직·업무 장악력이 뛰어났고 개인 역량만큼이나 인적 네트워크도 훌륭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과 친분이 높았다'고 밝혔다. 또 후배들도 그의 역량은 인정한다고도 했다.
이같은 이 회장이 농협금융 수장으로 발탁되면서 시장 일부에서는 그의 정치권과의 친분이 인사에 작용했을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인 이 회장이 지연·학연으로 얽힌 정치인들과의 접점이 많은데다 이 회장과 가까운 김경수 전 지사는 차기 대선의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상황이어서다. 현재로선 지지율 1%대에 머물지만 김 전 지사는 향후 탄핵이 성사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대선후보 당내 경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신임 회장[출처=연합뉴스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0450_662868_3430.jpg)
이런 논리대로라면 이 회장은 차기 국가통치권력집단과 친밀한 가능성을 고려해 '정권 교체용 보험용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이 회장이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었던 시절 주요직을 맡아온 만큼 정권이 바뀐다면 농협금융의 든든한 '믿을맨'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 반영된 인사라는 풀이도 나온다.
우려도 없지는 않다. 이 회장이 금감원으로부터 지적 받은 내부통제 미흡부터 준정치조직인 농협중앙회와의 관계 설정 및 민간 금융사로서의 수익성 향상 등을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시선이 모아진다.
특히 이 회장이 처음으로 민간 금융사 경영에 참여하는 데다, 거시경제 전문가라서 리테일 중심 농협금융의 실적을 단기에 끌어올리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이 비판한 ‘잦은 금융사고’도 바로잡아야 한다. 내부통제 시스템을 뜯어고치는 것도 이 회장의 주요 과제다. 금감원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금융사고는 지난해 10억원 이상 6건, 100억원 이상은 3건에 달한다. 강태영 신임 농협은행장이 취임식에서 "업무 재설계와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금융사고를 '제로화'하겠다"고 선포한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큰 난제는 정치적 성향이 강한 농협중앙회와의 관계로 지목된다. 이 회장이 강력한 금융 전문성을 가진 인물인 만큼 인사권과 내부 살림을 두고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이견이 발생할 수도 있어서다.
이 회장을 잘 아는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찬우 회장은 조용히 일 잘하는 타입이라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권한을 많이 줬는데, 외풍이 강한 농협에서는 이 회장의 바람막이가 되어줄 사람이 없을 것 같다. 그가 과연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지 우려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은 4일 취임 일성으로 서울 용산구 NH농협은행 고객행복센터에 방문했다. 소비자보호를 챙기겠다는 의지에서다. 이날 그는 기자들에게 "2012년 금융지주 전환 이후 13년이 지났고 다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식 없이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 금감원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절차 더 고민해야"
- 이복현 "금융지주 본연의 역할 못 해…고수익 쫓아 리스크 관리 소홀"
- NH농협금융, 신임 회장에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선임
- [픽처] 금융위, 금융지주 회장단 만나 "자금운용 만전 기해달라" 당부
- 30일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F4…"美금리인하 시점 지연"
- 이복현의 '매운맛' 눈물 쏙 뺄까?…우리금융 검사결과에 주목
- 금리 인하 압박에... 시중은행 대출금리 인하 줄줄이
- 尹측근 두 인물 다른 길…열일하는 이복현, 딴생각하는 하태경
- 이복현도 박수 친 '상생금융상품'은 농민대출·한화 출산특약
- [포토] "민생 먼저"…이복현 원장, 금융사 대표와 영등포시장서 생필품 구입
- 금감원, 내달 4일 우리금융 검사 결과 발표
- 이찬우 회장 '朴 탄핵부터 정권교체기 활약 DNA' 농협금융 이식
- 농협금융 차기 회장 후보에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내정
- [픽처] 보험사들 역대급 성과급…메리츠화재도 연봉 60%대 지급
- 동원그룹, 동원산업·스타키스트 대표 교체
-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 "금융사고 제로화…내부통제 강화로 재도약"
- 농협금융 대주주 우회지원 또 적발…"통제 절차 미흡"
- 은둔의 보험연수원 창의·혁신·AI 강화…"역대급 최대 인사"
- 생보사 온라인 관심도 1위는 삼성생명…한화·교보생명 뒤이어
- 김장섭 NH저축은행 대표 "금융사고 원천 차단, 고객 신뢰 높여야"
- 한국산업은행, 5개월간 혁신 스타트업 15개사 맞춤형 지원
- [픽처] "올해 1분기 수출, 전 분기보다 4% 이상 감소"
- "섬세해지는 보험"…여성·펫·모바일·청구 서비스 강화
- [포토] '회계사' 이복현, 회계법인에 신신당부…"기업가치 뻥튀기 뿌리 뽑자'
- 흥국생명 "건강한 분들껜 보험료 낮춰드려요"
- [픽처] 호실적 메리츠금융 '또 호실적'…조단위 순이익, 10% 향상
- [포토] 이복현 "불법금융행위 엄정기조…우리금융 증권사 본인가건 검토
- 이복현 '임기완주 확인'…올해 핵심 "불법엔 무관용·금융사 신뢰회복"
- 6월 임기만료 이복현 "공직에서 25년…이제 민간에 기여 하고파"
- [e코멘터리] '숨어버린 MZ'…금감원 전화번호부 이제 안 만든다
- [픽처] 금융연수원 "금융사 최고위 과정·내부통제 전문가 양성"
- 이복현이 직접 챙긴 '사외이사 교육'…"이사회 책임·경영진 견제"
- 금감원 "롯데손보 검사…자산건전성 이상징후 감지 때문"